'배터리 아저씨' 간첩설 유포 1심 벌금 700만 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를 향해 중국 간첩이라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유튜버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른바 '배터리 아저씨'로 알려진 박순혁 씨는 지난 9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700만 원을 선고받았는데요. 검찰이 징역 8개월을 구형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위의 처벌입니다.
사실 박 씨는 이차전지 제조업체 금양의 홍보이사로 일하며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인물입니다. 이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배터리 아저씨'라는 별명으로 알려졌고, 현재는 약 1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지난해 1월 자신의 채널에서 김희영 이사가 중국 간첩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논란이 시작되었습니다.
유튜브에서 퍼진 음모론과 재판부의 판단
박 씨가 올린 영상은 단순한 개인 의견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SK그룹이 친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으며, 김 이사가 그 배후에 있다는 취지의 음모론을 제기했습니다. 나아가 SK하이닉스 경영권을 중국이 차지하기 위해 최 회장과 김 이사 사이의 자녀를 포섭하려 한다는 식의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언급했는데요. 이러한 내용은 사실 확인 없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되었고, 최 회장 측은 지난해 2월 박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재판부는 박 씨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유튜브라는 매체 특성을 중요하게 봤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허위 사실이 전파될 경우 그 파급력이 상당하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했죠. 다만 실형을 선고하지는 않았는데, 이에는 여러 양형 사유가 작용했습니다.
자백과 초범이 작용한 양형, 그 이면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고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박 씨가 사후에 문제가 된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 영상을 게재하는 등 조치를 취한 점도 양형에 반영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검찰의 징역형 구형량과는 거리가 있는 벌금 700만 원이 확정되었는데요.
당연히 이번 판결은 온라인상에서 근거 없는 주장이 어떤 법적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것 같습니다. 유튜브와 같은 개인 미디어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커진 만큼, 사실 확인 없이 퍼나르는 정보의 위험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입니다. 박 씨는 재판 과정에서 시청자들이 오해할 만한 잘못을 저질렀다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고, 향후 항소심이 진행될지도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