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로 옮겨간 발전소
AI 데이터센터가 쏟아내는 전력 수요를 감당할 새 카드로 '바다 위 발전소'가 떠올랐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이 미국선급(ABS)으로부터 100MW급 부유식 발전설비(BMPP)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획득한 건데요. 기본 개념설계와 전기 단선도, 복원성 검토 등 핵심 기술 전반을 선급으로부터 검증받았다는 뜻입니다.
이 설비는 바지선 같은 해상 부유체에 발전 엔진을 얹어 전기를 생산합니다. 자체 개발한 중형 힘센(HiMSEN)엔진을 기반으로 최대 100MW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구조인데요. 육상 송전망이 닿지 않거나 단기간에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곳에 유연하게 붙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입니다.
조선 3사가 그린 같은 그림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한발 더 나아가 서버까지 바다로 옮기는 구상을 내놨습니다. 한화오션은 가스텍 2026에서 60MW급 부유식 데이터센터(FDC)를 처음 공개하고 ABS 기본인증을 받았습니다. 해상에서 전력을 만들고 바닷물로 서버를 식히는 방식이며, 모듈형 설계로 용량과 서버 유형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데이터센터월드 2026에서 50MW급 FDC를 선보였고, ABS와 영국 로이드선급(LR)의 인증을 함께 받았습니다.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로 전력을 자체 생산하고 해수를 냉각에 쓰는 게 특징인데요. ABB, 캐피탈, 슈퍼마이크로 등과 손잡고 사업화를 추진 중이며, 이르면 2026년 말 첫 계약이 성사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남은 관건은 경제성
배경에는 AI 서비스 확산으로 불어난 전력 수요가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증설이 이어지는데 육상 발전소는 부지 확보와 인허가, 환경 규제에 번번이 발목이 잡혀 왔죠. 설치 위치를 골라 잡을 수 있는 해상 설비가 대안으로 부상한 이유입니다.
다만 아직은 인증을 넘어선 단계가 아닙니다. 삼성중공업은 프로젝트 발굴과 경제성 평가를 진행 중이고, 2028년 2분기 인도를 목표로 FDC 2기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기술 검증은 끝났지만, 실제 수주로 이어질지가 시장의 다음 관심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