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는 날
10월 2일 중대범죄수사청이 문을 엽니다. 총 정원 2,874명 규모로 본청과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개 지방청이 함께 출범하는데요. 부패와 경제범죄, 마약 등 7대 중대범죄를 검찰로부터 독립해 수사하는 게 핵심 목표입니다. 정부는 이를 위해 형사소송법 개정을 마쳤고, 이제 인력과 청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당연히 가장 큰 관심은 기존 검사들이 어떻게 옮겨오느냐는 부분입니다. 정부는 별도 시험 없이 바로 임용할 수 있는 특례를 마련했는데요. 경력에 따라 지검장급은 1급, 차장·부장검사급은 2급, 경력 10년 이상은 3급, 10년 미만은 4급 수사관으로 배치됩니다. 다만 봉급과 정년은 종전 수준을 유지하고, 보수는 임용 전후 중 더 유리한 금액을 지급하기로 해 인력 이탈을 최소화하려 했습니다.
사실 이런 인사 특례는 내년 4월 30일까지만 한시적으로 적용됩니다. 이후에는 경찰이나 변호사, 공인회계사처럼 외부 전문인력과 마찬가지로 채용 시험을 거쳐야 하는데요. 일각에서는 직급이 낮아지는 경우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경력 10년 미만 검사는 기존 검사직에 비해 상당계급이 낮아지는 셈이라 처우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검찰청이 아닌 민간 빌딩으로
중수청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기존 검찰청 건물을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본청과 서울청은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빌딩에 입주하며, 부산과 대구, 광주 지방청도 각각 민간 빌딩을 청사로 활용합니다. 이는 검찰로부터 물리적으로 분리된 독립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다만 수원청과 대전청은 아직 정식 청사를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수원청의 경우 원래 물색했던 옛 롯데마트 영통점 임대 계약이 무산되면서, 개청 당일인 10월 2일부터는 경기신용보증재단 건물을 임시 청사로 쓰게 됩니다. 이후 2027년 초에 정식으로 이전할 계획입니다. 수원청은 경제범죄수사국과 반부패수사국, 사무국 등 3개 국과 12개 과, 4개 담당관 체제로 운영되며 마약 합동수사과도 별도로 둡니다.
누가 감시할 것인가
권력은 남용되기 마련입니다. 중수청이 막강한 수사권을 갖게 되면서 내부 견제 장치도 함께 마련되었는데요. 본청에는 감찰관을 두고, 각 지방청에는 수사심의담당관과 인권보호담당관을 각각 설치했습니다. 수사 과정의 공정성과 인권 보호를 위해 내부적으로 직접 감시하는 셈입니다.
인사권 집중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도 눈에 띕니다. 대통령이 12급을, 행정안전부 장관이 35급을, 중수청장이 6급 이하를 각각 임용하는 방식으로 나누어 운영합니다. 또한 3급 이상 고위관리자가 성과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반복적으로 받으면 직권 면직될 수 있도록 해 무책임한 수사를 막으려 했습니다.
이제 한 달여 남짓한 개청을 앞두고 중수청은 인력 충원과 청사 확보, 정보시스템 구축 등 마지막 준비에 분주합니다. 수사권 분리라는 큰 틀 아래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개청 이후 실제 사건을 맡으면서 점차 다듬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