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연했던 용의자의 메시지
서울 강북구의 한 모텔에서 20대 남성 두 명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된 지 며칠 만에, 또 다른 남성 한 명이 병원에서 중태에 빠졌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20대 여성 A씨를 긴급 체포했는데요, 충격적인 건 A씨가 마지막 피해자에게 범행 직후 보낸 메시지였습니다. “나 먼저 갈게”라는 담담한 문자였죠. 용의자의 이 같은 태연함이 수사 당국을 더욱 경악하게 만들었습니다. A씨는 자신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처방받은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숙취해소제에 타 세 명의 남성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모두 음주 상태에서 이 음료를 마신 뒤 의식을 잃었고, 그중 두 명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늘어가는 약물량과 의혹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사건은 단순한 실수가 아닌 계획적 범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사건은 지난해 12월 발생했습니다. A씨와 교제 중이던 남성이 A씨가 건넨 ‘피로회복제’를 마시고 이틀 만에 깨어난 사건이었죠. 그런데 A씨는 이후 약물의 양을 두 배 이상 늘려 1월 말과 2월 초, 술집에서 잠시 만난 지인들에게 같은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두 명은 결국 사망에 이르렀고요. 경찰은 A씨의 자택에서 동일한 숙취해소제 빈 병 여러 개와 다량의 약물을 발견했습니다. 범행 후 빈 병을 챙겨 나온 행동과 약물량을 점차 증가시킨 점에서 경찰은 사전 계획성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습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의견 충돌이 생겨 잠들게 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진술했지만, 피해자들과의 관계나 동기가 명확히 설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살인죄 적용과 남은 질문
현재 A씨는 상해치사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지만, 경찰은 수사 결과에 따라 혐의를 살인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핵심은 A씨에게 살해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인데요, 법원이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한 점도 이 사건의 중대성을 보여줍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프로파일링과 사이코패스 검사를 검토 중이며,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추가 피해 여부와 정확한 동기를 파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은 낯선 사람과의 만남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위험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한편, 첫 번째 피해자의 신고 이후 신속한 대응이 이뤄졌다면 추가 희생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수사 과정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