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시작과 첨예한 정치 공방
지난 38년간 부동산 시장의 버팀목처럼 자리 잡았던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가 최근 폐지 논란으로 극심한 혼란에 빠졌습니다. 논란의 시발점은 이재명 대통령의 SNS 발언이었는데요, 대통령은 고가 주택을 장기 보유하며 세제 혜택을 받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을 제기하며 장특공제의 단계적 폐지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이 발언은 정치권과 부동산 시장에 즉각적인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민주당은 즉각 '검토한 적 없다'며 사실상 부인에 나섰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국민 재산 강탈'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특히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서울에서는 오세훈 시장과 정원오 후보 간 공방이 뜨거워졌습니다. 오 후보는 장특공제 폐지가 서울 시민 절반의 재산에 타격을 준다며 정 후보의 입장을 압박했고, 정 후보는 '투기 목적이 아닌 실거주 1주택자는 보호해야 한다'며 맞섰습니다.
38년 역사의 제도, 왜 지금 문제가 되나
장특공제는 1989년 노태우 정부의 '8·10 부동산 대책'으로 시작됐습니다. 당시 급등하는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고, 물가 상승으로 인한 '명목상의 이익'까지 세금으로 매기지 않기 위한 사회적 합의에서 출발했죠. 제도는 시간이 지나며 변화를 겪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김진표 민주당 의원의 발의로 공제율이 최대 80%까지 확대됐고, 문재인 정부는 2019년 '실거주 요건'을 추가하며 투기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문제는 오랜 시간이 흐르며 제도의 본래 목적과 달리, 고가 주택을 보유한 비거주자에게도 과도한 감세 혜택이 돌아가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경실련 등은 고가 아파트 매각 시 실질 세부담이 지나치게 낮다며 공제 혜택의 형평성 문제를 계속 지적해왔습니다.
시장의 반응과 불확실한 미래
정치권의 공방과 별개로, 부동산 시장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3월 경기도에서 20년 초과 보유 주택 매도 건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요, 성남 분당, 용인 수지 등 집값 상승폭이 큰 지역에서 두드러졌습니다. 이는 폐지 가능성에 대한 선제적 매도 움직임으로 풀이됩니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립니다. 일각에서는 고가 주택 보유자들이 유예 기간 내 매물을 내놓으며 일시적 공급 증가 효과를 예상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세금 부담이 늘어나면 오히려 1주택자들의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되고 거래량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정부는 7월 말 세제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며, 장특공제를 정액제 공제로 전환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20억 원 이하 주택의 경우 오히려 세액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어 그 영향은 주택 가격대마다 다를 전망입니다. 38년 지켜온 제도의 개편 논의는 당분간 시장의 불안요소로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