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백 효과, 하루 만에 사라진 이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장기 국채 금리 안정을 위해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소 40억 달러로 확대했습니다. 기존 20억 달러에서 두 배로 늘린 건데요. 발표 직후 30년물 금리는 5.19%까지 내려갔지만, 곧바로 반등해 5.24% 안팎으로 마감했습니다. 10년물 금리 역시 4.70%대까지 다시 올랐죠.
사실 바이백 확대는 시장에 임시방편적인 안정감만 줬을 뿐입니다. 이번 분기 20년·30년물 국채 발행 계획이 1,110억 달러에 달하는데, 바이백으로 줄이는 물량은 고작 60억 달러에 불과하거든요. 이 정도 규모로는 수조 달러가 오가는 시장의 수급 구도를 바꾸기에 역부족이었고, 시장은 재무부의 개입이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40조 달러를 넘어선 나랏빚의 무게
미국의 국가부채가 지난주 사상 처음으로 40조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연간 2조 달러씩 불어나는 재정적자를 메우려다 보니 국채 발행은 계속 늘고 있죠. 문제는 금리가 오를수록 국채 차환 비용이 커지고, 이게 다시 적자를 키우는 악순환이 형성됐다는 겁니다. 단순히 돈을 많이 빌린 게 아니라, 이자마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를 위한 기업들의 막대한 자금 수요가 가세했습니다. 기업들이 회사채를 대량 발행하며 국채와 자금을 두고 경쟁하게 되면서 금리 상방 압력은 더욱 거세졌죠. 거기다 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더해졌습니다. 이런 구조적 요인들이 한데 얽혀 장기금리를 끌어올리고 있어서, 바이백만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이 상황은 일반 국민의 삶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과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 이자율이 따라 올라가거든요. 이미 올해 대출 금리 상승으로 주택 시장이 부담을 느끼고 있고, 이런 고금리 기조는 경기 둔화와 침체 가능성까지 키우고 있습니다.
엇갈리는 Fed와 재무부의 처방
재무부가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사이, 연준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시장의 자율적인 가격 결정 기능을 중시하며 개입을 줄이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는데요. 반면 베선트 장관은 차입 비용 상승을 핵심 경제 현안으로 보고 직접적인 안정 조치에 나섰죠. 결국 시장에 가격 결정권을 돌려주려는 연준과,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재무부의 역할이 충돌하면서 오히려 불확실성만 커졌습니다.
이런 혼란 속에서 뉴욕 증시는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습니다. 다우지수는 1.32%,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0.87%와 1% 밀렸는데, 월마트의 실적 부진이 소비 둔화 우려를 키웠기 때문이죠. 월마트 주가는 9% 넘게 급락하며 다우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주인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ADR은 각각 4% 안팎 상승하며 하락장 속에서도 선방했습니다.
베선트 장관은 조만간 재정 건전화 방안을 추가로 발표하겠다고 밝혔고, AI 기반 생산성 향상이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과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당장 시장이 원하는 건 구조적 재정 적자에 대한 명확한 해법인데, 이 부분이 여전히 안개 속에 남아있는 게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