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뒤흔든 '좀비' 영상
지난 6월 21일 수원 권선구의 한 아파트 단지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30대 남성 A씨가 허리를 구부린 채 양팔을 축 늘어뜨리고 서 있는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은 이튿날 소셜미디어에 퍼지며 '수원 마약 좀비'라는 별칭을 얻었고, 미국 필라델피아의 마약 좀비 거리를 연상케 한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영상이 확산되자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TV를 분석해 A씨를 특정했고, 6월 23일 그를 긴급 체포했습니다. 당시 현장에서 진행한 간이 시약 검사에서는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정식 소변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이 나오면서 A씨는 하루 만에 풀려나야 했습니다.
엇갈린 검사 결과가 만든 두 달
이후 수사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모발 정밀 감정으로 이어졌고, 여기서 다시 필로폰 양성 반응이 확인됐습니다. 혈액이나 소변은 약물 성분이 비교적 빠르게 배설되는 반면, 모발은 장기간 흔적이 남아 미량의 투약도 잡아낼 수 있다는 차이 때문입니다.
경찰은 7월 6일 A씨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소량의 필로폰이 발견됐습니다. 이를 근거로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를 인정해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A씨는 7월 9일 다시 구속됐습니다. 두 달 넘게 혐의를 부인하던 A씨는 구속 이후 "올해 초 해외에서 필로폰을 투약했다"며 태도를 바꿨습니다. 다만 국내에서는 투약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남은 쟁점과 공범
경찰은 A씨의 진술과 출입국 기록, 모발 감정 결과 등을 종합해 투약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그가 지인으로부터 건네받은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혐의도 적용했습니다.
영상 속 기이한 행동이 필로폰이 아닌 향정신성의약품의 영향일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디지털 포렌식 분석에서는 A씨와 또 다른 30대 남성이 처방받은 약을 서로 나눠 복용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이 지인 역시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습니다.
경찰은 투약 시점과 장소, 구매 경로를 특정하기 위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검찰의 기소와 재판 과정에서 A씨의 국내 투약 여부와 향정신성의약품 유통 경로가 어떻게 규명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