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유묵에 드러난 검증 부재, 국정감사선 감사 범위 공방

K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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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전 수정 · 2026년 10월 23일 오후 6:36

발행: 2026년 10월 23일 오후 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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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에 유홍준 전 관장이 5만원에 사들인 개인 소장품이 전시됐고, 박원근 유묵으로 소개된 작품이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글씨로 밝혀졌습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셀프 전시를 빼고 감사를 의뢰한 점이 지적됐고, 최휘영 장관은 전시품 관리와 검증 절차 전반을 감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예 전문가 검증 없이 관장의 전언만으로 작품이 판단된 점이 핵심 문제로 꼽힙니다.

5만원 유묵이 특별전 대표작이 되기까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서 박원근의 유묵으로 소개된 작품이 사실은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글씨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문제의 작품은 유홍준 전 관장이 2019년 온라인 경매에서 5만원에 사들인 개인 소장품이었는데요. 박물관의 얼굴을 책임지는 관장이 자기 물건을 전시에 올린 셈입니다.

유 전 관장은 논란이 커지자 지난 21일 사의를 표명했고 청와대는 즉시 수용했습니다. 다만 소장 사실을 먼저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뒤늦은 수습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감사 범위를 둘러싼 공방

23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감사 범위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박물관이 문체부에 의뢰한 감사 항목에 유 전 관장의 개인 소장품 전시 문제가 빠져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배우자 기증 돌호랑이와 신규 카페 운영업체 선정 절차만 담겼다는 겁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답변에서 한발 더 나갔습니다. 직권 행사 의혹뿐 아니라 전시품 관리와 검증 절차 전반을 감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겁니다. 정 의원이 요구한 국공립 박물관·미술관 소장품 전시 제도 전면 점검도 받아들이겠다고 했습니다.

권위가 검증을 대신하면

핵심은 검증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해당 유묵은 당초 특별전 기획안에도 없었고, 서예 전문가의 감정 없이 관장의 말만으로 박원근의 작품으로 판단됐습니다. 이해충돌 신고나 선정 경위를 남긴 문서도 없었죠.

국제박물관협의회(ICOM)와 미국미술관장협회(AAMD)는 종사자의 개인 소장품이 기관 이익과 충돌하지 않도록 관리하라고 규정합니다. 한 사람의 권위가 검증을 대신하는 순간 조직의 견제망도 함께 무너진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입니다. 박물관은 이제 신뢰 회복과 제도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