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을 건너온 3000톤급 잠수함
지난 3월 진해군항을 출발한 도산안창호함이 캐나다 서부 해군 기지에 도착했습니다. 괌과 하와이를 거쳐 약 1만 4000km를 항해한 이번 여정은 한국 잠수함으로서 최초의 태평양 횡단이자 역대 최장 거리 기록입니다. 이 항해는 단순한 원정이 아니라, 최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한 실전 영업의 일환이었죠.
캐나다는 2030년대 중반 퇴역 예정인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12척의 디젤 잠수함을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이 사업은 한국의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이 맞붙는 최종 경쟁 구도로, 사업 규모만 최대 60조 원에 달합니다.
현장에서 검증된 성능과 거주성
도산안창호함의 태평양 횡단은 장비 신뢰성과 작전 능력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하와이부터 캐나다까지의 항해에서 캐나다 해군 잠수함사령부 소속 승조원 2명이 직접 편승했는데요. 이들은 실제 운용 환경에서 한국 잠수함의 성능을 체험하고 태평양사령부와 실시간 교신을 이어갔습니다.
캐나다 승조원들의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었습니다. 브리타니 부르주아 소령은 내부가 넓고 깨끗하다고 평가했고, 제이크 딕슨 하사는 현재 캐나다 잠수함과 비교하며 새 차를 타는 듯한 만족감을 표현했습니다. 이처럼 동급 최고 수준의 거주 편의성은 장기 임무 수행 능력과 직결되는 핵심 경쟁력입니다. 또한 국산 잠수함 최초로 캐나다 태평양함대와 연합 C4I 체계를 공유하며 상호 운용성도 입증했습니다.
60조 수주전의 분수령이 될까
도산안창호함 입항 당시 김경률 해군참모총장과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이 직접 현지를 방문해 캐나다 측에 범정부적 지원 의지를 밝혔습니다. 실제 작전 수행 능력을 보여주고, 최고 수준의 지원을 약속하는 전략은 수주전에서 중요한 가산점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물론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은 잠수함 분야의 전통적 강자입니다. 하지만 한국이 이번에 보여준 것은 단순한 기술력이 아니라 실전에서 검증된 운용 능력과 승조원들의 직접적인 호감입니다. 안창호함의 태평양 횡단은 견고한 성능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K-잠수함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도산안창호함은 캐나다 해군과 연합 훈련을 마친 뒤 하와이로 이동해 미국 주도의 다국적 해상 훈련 림팩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때까지 K-잠수함의 위용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