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주 36곳에 내려진 상폐 경고장
한국거래소가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와 시가총액 미달 기업 36곳을 무더기로 관리종목에 지정했습니다. 코스피 9곳과 코스닥 27곳이 대상이며, 이들은 13일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었는데요. 이는 지난 7월부터 시행된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이 처음으로 적용된 조치입니다.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거나 코스피 300억 원, 코스닥 200억 원의 시총 기준을 밑돌면 관리종목이 되고, 이후 90거래일 안에 45거래일 연속으로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됩니다. 소식이 전해지자 노을은 28% 급락하고 SDN도 25% 넘게 밀렸으며,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실적 괜찮은데 주가가 문제?
문제는 실적이 멀쩡한 기업도 주가와 시총 기준에 걸려 넘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에 지정된 36개 종목 가운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흑자이며 전년보다 개선된 기업이 6곳, 영업이익 흑자 기업까지 포함하면 11곳에 달했습니다. 제이엠아이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7.8% 급증했고 매출도 50% 가까이 늘었는데, 주가가 1,000원을 밑돌아 관리종목이 되었습니다. 뉴인텍 역시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음에도 같은 처지에 놓였습니다. 최근 반도체 업종 쏠림 현상으로 중소형주 투자 심리가 위축된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시총 기준은 액면병합으로도 해결할 수 없어 회복이 더 어렵습니다.
체질 개선과 억울한 퇴출 사이
이번 조치는 이른바 다산소사 구조를 끊고 코스닥 체질을 개선하려는 금융당국의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NH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한계기업을 제외할 경우 코스닥 전체 영업이익이 14조 1,000억 원에서 18조 8,000억 원으로 늘고, PER도 112.6배에서 31.3배로 낮아져 밸류에이션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구조조정이 장기적으로 증시 신뢰를 회복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큰데요. 반면 중소기업계는 시장 변동성 속에서 우량 기업이 억울하게 퇴출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비롯해 업계는 성장 기업 육성을 위한 예외 기준 마련과 기술특례기업에 대한 유예 조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액면병합이나 자사주 매입으로 버티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본업 경쟁력을 키우는 것 외에 달리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