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청문회 3년5개월 만에 열렸지만…‘책임 회피’ 논란에 진상 규명은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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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달 전 수정 · 2026년 3월 13일 오전 2:51

발행: 2026년 3월 12일 오후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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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3년 5개월 만에 열린 특조위 청문회에서 이상민 전 장관의 ‘조용했다’ 발언, 김광호 전 청장의 증인 선서 거부 등 책임 회피 논란이 지속됐다. 생존자는 “10분만 빨랐어도 100명은 살 수 있었다”며 구조 지연을 호소했고, 유가족들은 철저한 규명을 촉구했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 불참 등으로 진상 규명은 요원한 상태다.

3년5개월을 기다린 자리

10·29 이태원 참사 발생 지난 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2026년 3월 12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시작된 이틀간의 청문회에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희영 용산구청장,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등 참사 당시 핵심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그러나 첫날부터 유가족과 국민이 기대한 진상 규명보다는 ‘책임 떠넘기기’와 ‘네 탓 공방’이 벌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송기춘 특조위원장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실이 있다”며 외면된 책임을 끝까지 확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현장은 어려운 과제를 맞닥뜨린 분위기였습니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재판 준비를 이유로 증인 출석 요구에 불참 의사를 밝렸고,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은 증인 선서 자체를 거부하며 특조위의 고발 대상이 되었습니다. 핵심 당사자들의 불참과 거부는 청문회 시작 전부터 진실 규명의 걸림돌이 될 것임을 예고했죠. 유가족들은 “누구도 재난 대응에 책임을 지지 않았다”며 공직자들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조용했다’는 현장과 엇갈리는 진술

청문회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장면은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의 진술이었습니다. 그는 참사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심정지 환자들이 이송 지체를 겪고 있는 와중에도 현장이 “조용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발언은 방청석에 앉아 있던 유가족들에게 큰 상처를 주었고, 탄식을 자아냈습니다. 이 전 장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즉시 설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사고 발생 시마다 획일적으로 설치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책임 있는 초기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진술은 곳곳에서 엇갈렸습니다. 경찰은 참사 직전 접수된 11건의 압사 신고에 대해 왜 출동하지 않았는지 집중적인 질의를 받았습니다. 이태원파출소 관계자는 신고가 ‘자신들의 조직에 대한 요구가 아니었다’고 주장한 반면, 서울경찰청 상황실 직원은 현장 보고가 없었다고 지적하며 서로 책임을 미뤘습니다. 이런 ‘책임 회피’의 연속은 참사 당시 재난 지휘체계의 완전한 붕괴 상태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참사 발생 후 ‘집회 피켓 제거’ 관련 문자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의 연관성 의혹도 다시 불거졌습니다.

생존자의 절규와 규명의 미래

가장 강렬한 증언은 생존자에게서 나왔습니다. 민성호 씨는 당시 현장에서 “살려주세요”, “숨을 쉴 수가 없습니다”라는 비명이 가득했지만 구조대는 오지 않았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는 “10분만 더 빨랐어도 100명은 살았을 것”이라며 구조 지연이 참사의 참혹함을 키웠다고 호소했습니다. 파키스탄인 간호사였던 무함마드 샤비르 씨도 현장에서 심폐소생술로 5명을 구했지만, 한국의 안전 관리와 응급 대비 시스템이 선진국 치고는 매우 미흡했다는 충격을 전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청문회 내내 피켓을 들고 침묵의 항의를 이어갔습니다. 그들의 요구는 단순했습니다. 책임 부정과 거짓 증언을 반드시 규명하고, 이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김광호 전 청장의 선서 거부와 같은 증인들의 뻔뻔한 태도는 유가족들의 가슴에 다시 대못을 박는 꼴이었죠. 청문회는 이틀째인 13일, 박희영 구청장과 김광호 전 청장의 재출석으로 이어지며 허위 공문서 작성 의혹 등에 대한 심층 질의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핵심 인물들의 불참과 회피적 태도가 계속되는 한, 참사의 전체적인 진실을 밝히고 국가적 책임을 묻는 길은 여전히 멀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