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적 범죄의 현장
캄보디아 프놈펜과 시아누크빌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한 로맨스 스캠 조직원들이 1심에서 징역 3년에서 6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들은 '마동석'이라는 외국인 총책의 지휘 아래 7개의 전문팀으로 구성되어 연애 빙자 사기를 조직적으로 벌였는데요, 피해자 11명으로부터 총 5억 원 이상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조직은 '로맨스팀', '대검팀', '해킹팀', '몸캠피싱팀' 등으로 세분화되어 마치 기업처럼 체계적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서울동부지법은 팀장급 조직원 서 모 씨에게 징역 6년과 추징금 7천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들의 범행이 외국을 본거지로 분업화되고 고도화되어 피해 회복이 어려운 점을 특히 강조했습니다. 나머지 조직원들도 역할과 가담 정도에 따라 징역 3년에서 4년의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총책 '마동석'의 그림자
조직의 핵심 인물인 '마동석' 총책은 중국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인 부총괄을 두고 조직을 운영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조직원들이 서로의 본명을 알지 못하고 '제갈량', '논개', '궁예', '김유신' 등의 별칭으로만 활동했다는 겁니다. 이러한 방식은 조직원들의 신원 파악을 어렵게 하고, 수사 과정에서도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지난 8월부터 이달까지 한야 콜센터 조직원 8명과 계좌 제공자 3명 등 총 11명을 추가로 구속기소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총책 '마동석'의 정확한 신원은 파악되지 않은 채 수배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는 보이스피싱 범죄 수사에서 윗선 검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해외 범죄 조직의 실태
조직원들은 매일 12시간 이상 근무하면서도 휴대전화 사용이 엄격히 제한되는 등 가혹한 환경에서 활동했습니다. 탈퇴를 원하는 조직원은 2만 달러의 벌금을 내야 했고, 사무실 건물에는 경비 초소가 설치되어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었습니다. 조직은 피해자들에게 조건만남을 미끼로 허위 사이트 가입을 유도하고, 본인 인증 비용 명목으로 송금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지난해 경찰이 보이스피싱 범죄로 송치한 피의자는 2만 1천여 명에 달하지만, 관리책이나 총책으로 분류되는 윗선은 420명, 즉 1.9%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이 수치는 보이스피싱 범죄의 핵심 인물 검거가 여전히 어려운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사의 한계와 전망
한편, 120억 원대 로맨스 스캠 사건의 모집책으로 활동하던 50대 한국인 A씨는 지난 6월 캄보디아 현지 병원에서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었습니다. A씨는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이었으나, 사망으로 인해 경찰은 수사를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했습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A씨는 2023년경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밀입국하여 장기 불법체류 중이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인터폴을 통한 정보 공유 및 금융 추적 등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서경대 군사학과 채성준 교수는 "외교적 협의와 국제 공조를 통해 정보 공유 및 금융 추적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수사당국은 총책 부부와 공범 등 28명에 대해 적색수배와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추적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