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첫날부터 달아오른 '다주택' 공방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시작부터 고성과 설전으로 얼룩졌습니다. 가장 큰 불씨는 부동산 문제였는데요. 한 후보자는 원래 4주택자였으나 청문회를 앞두고 서울 잠실 아파트와 강남 오피스텔, 경기 양평 전원주택 등 3채를 급하게 처분하고 1주택자가 되었습니다.
야당은 이 시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다주택자를 '마귀'라고 칭했던 점을 직접 인용하며, 한 후보자의 행보가 권력에 도취된 '권력 마귀'의 전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손해를 감수하고 주택을 처분하며 5억 원을 기부한 점을 들어 오히려 모범적인 사례라고 맞받았습니다.
이에 한 후보자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던 점에 대해 여러 차례 사과하며 앞으로 부동산 투자를 다시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청문회 직전의 매각 행위가 진정성 있는 자정 노력인지, 아니면 상황 모면용인지를 두고 여야의 팽팽한 대립은 쉽게 풀리지 않았습니다.
'권력 마귀'에서 '미꾸라지'까지 날 선 설전
공방은 점차 인격 모독 수위로 치달았습니다. 한 야당 의원은 한 후보자의 기업 이력과 소신을 문제 삼으며 '미꾸라지 같다'고 표현했고, 이에 여당이 강력히 항의하면서 청문회는 약 40분간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부동산 관련 법 위반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서울 종로구 건물의 불법 증축 시정 명령을 1년 가까이 방치했다는 지적과 경기 양평 농지 내 불법 조경 의혹이 제기되었는데요. 한 후보자는 종로구 실무 담당자와 계속 상의해 왔고, 양평 관련 공문은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안보관 질의에서도 논란이 이어졌습니다. 한 후보자는 6·25 전쟁이 남침인지 묻는 질문에 '북침'이라고 잘못 답했다가 즉시 정정하며 긴장 탓이라고 사과했습니다. 또한 북한을 위협이자 동포라는 이중적 존재로 규정하며 한반도 평화를 강조했지만, 야당은 주적 개념이 모호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증인 없는 '맹탕' 청문회 논란과 전망
이번 청문회에서는 후보자 검증을 위한 증인 채택마저 순조롭지 않았습니다. 야당이 신청한 참고인 11명 가운데 단 한 명도 채택되지 않았고, 요청한 자료 상당수가 제대로 제출되지 않아 '맹탕 청문회'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유의미한 회신율은 63%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한 후보자를 AI 대전환 시대의 적임자로 평가하며 적극적으로 엄호하고 있습니다. 현재 민주당이 161석의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임명동의안은 무난히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하지만 청문회를 둘러싼 거센 공방과 제도적 공백에 대한 지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후보자의 도덕성과 안보관, 그리고 국회의 검증 권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국민들의 눈은 계속해서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