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무너뜨린 15톤 롤러
경기 광명시 코스트코 주차장 인근 도로포장 공사 현장에서 60대 노동자가 15톤짜리 타이어 롤러에 깔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는 어제 오후 2시경, 새로 포장된 아스콘 위에서 낙엽을 치우던 노동자가 후진하던 중장비에 충격을 받으면서 일어났습니다. 피해자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결국 생을 마감했는데요, 이번 사고는 기본적인 안전 수칙이 무시된 가운데 발생한 인재였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사라진 안전 신호
사고 당시 현장에는 중장비 작업 시 반드시 배치해야 할 신호수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건설사 측은 신호수 2명이 배치되었다고 주장했지만, 이들은 차량 통제만 담당했을 뿐 롤러 주변 작업자의 안전을 확인하는 역할을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스콘 포장공사 안전보건작업 지침에는 중장비 근처에서 작업자가 있을 경우 전담 유도원이나 신호수를 반드시 배치하도록 명시되어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러한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롤러 운전기사는 경찰 조사에서 "뒤에 사람이 있는지 몰랐다"고 진술했는데, 이는 안전 관리 시스템의 근본적인 결함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되풀이되는 비극
이번 사고는 유사한 안전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2021년 안양에서는 도로포장 공사 중 롤러에 작업자 3명이 깔려 사망했고, 지난 8월 천안에서도 60대 노동자가 같은 유형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산업 현장에서 장비 관련 사고로 31명이 사망했는데요, 고용노동부는 매번 안전 조치 강화를 강조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연쇄적 사고들은 단순한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체계적인 안전 관리 시스템의 부재를 드러내는 징후로 보입니다.
책임 추적과 향후 과제
경찰은 롤러 운전기사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하는 한편, 공사 발주처인 코스트코코리아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노동당국은 현장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인데요, 이 법은 사업주가 안전조치를 소홀히 해 중대한 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여전히 안전 불감증이 해소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향후 공사 현장의 안전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