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 편중 정책에 대한 비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출퇴근 대중교통 한시 무료화' 사업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3월 29일 여러 차례 발언을 통해, 현재 정부의 에너지 위기 대응책이 유류세 인하나 승용차 5부제처럼 자가용 이용자에게만 혜택이 집중된 구조라고 지적했는데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다수 국민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조국 대표는 이번 추경이 중동 사태에 따른 단기 지원에만 그쳐서는 안 되며, 미래를 위한 과감한 내용으로 채워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그는 우리나라의 대중교통 정책이 전기차나 수소차로의 전환에만 매몰되어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파격적인 대중교통 정책을 통해 내연기관차의 주행 총량 자체를 줄이고, 에너지 대전환과 기후경제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출퇴근 시간대에 한해 대중교통을 무료로 제공하면 기존 이용자의 부담은 줄어들고, 자가용 이용자도 대중교통으로 전환할 유인이 생겨 전 국민적 연대를 도모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독일의 선례와 기대 효과
조국 대표가 가장 많이 든 근거는 독일의 '9유로 티켓' 사례입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 속에서 독일 정부는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전국 대중교통을 한 달에 9유로(약 1만 3천 원)에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을 도입했는데요. 결과는 상당히 긍정적이었습니다. 단기 시행만으로 대중교통 이용률이 25% 가까이 증가했고, 물가상승률을 0.7%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거뒀습니다. 여기에 자동차 통행량 감소로 인한 탄소 배출 감소(180만 톤)라는 환경적 이점까지 더해졌죠.
이 외에도 에스토니아 탈린, 룩셈부르크 전역, 프랑스 됭케르크 등 유럽 여러 도시에서 시행 중인 대중교통 무료화 정책을 예로 들었습니다. 조국 대표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교통 인프라를 갖췄다는 점을 강조하며, 단발성 지원이 아닌 '한국판 9유로 티켓'과 같은 중장기적 계획을 추경에 담아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는 고유가로 인한 서민의 교통비 부담을 덜어주는 것을 넘어, 장기적인 교통 체계 변화와 기후 위기 대응까지 염두에 둔 종합 정책으로 해석됩니다.
정치적 쟁점과 향후 논의
이 제안은 당장 정치적 논쟁에 휩싸였습니다. 조국 대표는 발언에서 국민의힘의 장동혁 대표가 추경 편성에 반대하며 물가 상승을 우려하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12.3 내란'으로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은 정당이 경제 논의를 하는 것은 국민 기만이라는 날선 표현까지 사용했죠. 이는 여야 간 첨예한 대립 구도를 반영하는 동시에, 추경안 자체가 단순한 재정 논의를 넘어 정치적 충돌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현재 정부는 25조 원 규모의 추경안을 3월 31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4월 9일 본회의에서 이를 처리하겠다는 방침인데요. 조국혁신당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화와 한국판 9유로 티켓 도입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논의는 고유가와 생활비 위기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방안에 대한 것이지만, 동시에 한국 교통 정책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을 시험하는 장이 될 전망입니다. 실현 가능성과 재정 부담, 형평성 논란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지만, 해외 사례를 참고한 정책 제안 자체는 향후 교통·에너지·기후 정책 연계 논의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도 나올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