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북한 카드, 이번엔 현실적 접근법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북한을 향해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이란 전쟁으로 인한 국내 비판과 다가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부담 속에서, 북미 대화 재개를 통한 외교적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습인데요. 특히 이번에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기존 목표를 접고, 현실적인 군축과 비확산 중심의 접근법으로 전환한 점이 눈에 띕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약 57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사실상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과거 CVID를 요구했던 최대주의적 입장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카토연구소 등 미국 내 싱크탱크에서도 완전 비핵화는 비현실적이라며, 핵과 미사일 생산 동결이나 종전 선언 같은 단계적 성과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달라진 힘의 균형과 북한의 냉담한 반응
사실 북미 간의 힘의 균형은 트럼프 1기 때와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북한은 지난 몇 년 사이 핵탄두 보유량을 크게 늘리고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ICBM 전력을 확보했으며,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통해 첨단 기술을 확보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제 북한은 비핵화 요구에 응할 이유가 훨씬 줄어든 상태이고, 오히려 협상의 문턱을 높이며 미국의 진의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북한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한미연합훈련 축소안에 대해 김여정 총무부장은 전혀 흥미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는 훈련 규모 축소만으로는 부족하며, 훈련 전면 중단이나 핵보유국 인정 같은 파격적인 양보가 뒤따라야 한다는 계산된 메시지로 풀립니다. 과거의 비핵화 대 제재 완화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전제로 한 핵군축 협상만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주변국의 시선과 한반도 안보 과제
물론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미 대화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하며 한미 간 긴밀한 소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북미 중재에 선을 긋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과거 트럼프 1기 때 패싱당했던 경험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장거리 핵전력에만 집중하고, 한국을 겨냥한 전술핵은 방치한 채 성급한 합의를 맺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재명 정부는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동맹 내 조율을 강화하고 있지만, 북미 양자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경우 한반도 안보 지형에 상당한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양측의 눈높이 차이가 여전히 크고, 미국 의회의 동의 등 현실적 제약이 많아 실제 합의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