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깨지지 않을 4할의 기록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유일한 4할 타자인 백인천 전 감독이 지난 15일 향년 8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뇌경색 증세가 악화되다 심정지로 쓰러진 뒤 뇌출혈까지 겹쳐 병원에서 하루 동안 사투를 벌였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는데요. KBO 리그 44년 역사를 통틀어 단 한 번도 깨지지 않은 타율 0.412라는 불멸의 기록을 남긴 주인공의 마지막 소식에 야구계 전체가 슬픔에 잠겼습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원년, 백 전 감독은 MBC 청룡에서 선수 겸 감독으로 활약하며 250타수 103안타를 기록했습니다. 당시 만 39세의 나이에 세운 이 기록은 지금까지도 전무후무한 대기록으로 남아있습니다.
선수에서 전설적인 지도자로
사실 백 전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에 오기 전부터 이미 일본 무대를 평정한 타자였습니다. 1962년 도에이 플라이어즈에 입단해 19년간 활약하며 1975년에는 퍼시픽리그 타격왕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보여준 뛰어난 타격 감각은 프로야구 초창기 팬들에게 큰 감동을 남겼고, 지도자로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습니다.
1990년에는 LG 트윈스 초대 감독으로 부임해 창단 첫 해에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를 동시에 우승시키는 기적을 이뤄냈습니다. 이후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 사령탑을 거치며 이승엽 등 후배들을 키웠고, 혼과 노력자애를 강조하는 자신만의 철학으로 팀 문화를 만들어갔습니다.
야구계 전체를 뒤흔든 슬픔과 추모
백 전 감독의 별세 소식에 야구계 곳곳에서 애도가 이어졌습니다. 이승엽 요미우리 자이언츠 코치는 SNS를 통해 가장 존경하고 감사했던 은사였다며 절절한 마음을 내비쳤고, 최익성 전 선수도 아버지 같은 분이라며 깊은 그리움을 표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프로야구의 한 시대를 빛낸 인물이라며 깊은 애도를 전했습니다.
KBO는 고인의 공로를 기려 역대 두 번째인 KBO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습니다. 별세일 당일 전국 5개 구장에서는 경기 전 추모 묵념이 진행됐고, LG 트윈스 선수들은 유니폼에 검은 리본을 달고 경기에 임해 승리를 헌정하기도 했습니다. 17일 오전 발인을 끝으로 고인의 마지막 길은 마무리되었지만, 그가 남긴 4할의 기록과 후배를 향한 열정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