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앞 셧다운 위기 넘긴 미국
미국 상원이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한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워싱턴이 한숨 돌렸습니다. 상원은 8일 본회의에서 연방정부 운영 자금을 12월 11일까지 유지하는 안을 찬성 90표, 반대 6표로 가결했는데요. 이번 가결로 9월 말 회계연도 종료 이후에도 정부 운영은 가능해져, 중간선거 직전의 셧다운 위기는 일단 넘어갔습니다.
당연히 공화당은 이번 결정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중간선거 직전에 셧다운이 발생하면 여당인 공화당에 책임론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경제와 물가, 이민 등 핵심 의제에 집중하려는 의도가 담겼는데, 다만 단순 지출 연장에 그쳤다는 점에서 선거 호재로 연결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사실 이번 상원 처리는 과거의 아픈 기억이 작용한 측면도 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해 본예산 마련에 실패하며 역대 최장인 43일간의 셧다운을 겪었고, 올해 초에도 강경 이민정책 갈등으로 국토안보부가 부분 셧다운되는 등 극심한 혼란을 경험했습니다. 이런 전례가 초당적 협치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다만 하원이 12월 4일까지로 시한이 다른 안을 따로 가결한 상태라, 양원 간 절충과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남아있습니다. 9월 중순 휴회 이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정부 기능 정지 사태가 재현될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유권자 ID법 또 무산
이번 임시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히 밀어붙인 유권자 신분검사 강화 법안이 공화당 내부 반발로 또다시 무산됐습니다. 이른바 SAVE 법안은 시민권 증명과 신분증 제시를 의무화하고 우편투표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기 위해 예산조정절차를 활용하라고 공화당 지도부를 압박했습니다.
하지만 상원 공화당 지도부는 이런 방식이 의회 관례와 규칙에 어긋난다며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절대적이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친트럼프 의원들이 국방 예산과 유권자 ID 법안을 묶은 1,500억 달러 규모의 패키지 예산안을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이 역시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좌절되었습니다.
물론 투표권 제한 논란은 앞으로도 미국 정치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양당 간 대립이 심화되는 가운데, 선거제도 개편을 둘러싼 백악관과 의회 간의 이견은 쉽게 좁혀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한국에 미칠 파장과 남은 과제
미국발 불확실성이 한숨 돌린 만큼, 한국 금융시장도 단기적으로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상원안에 포함된 연방 보조금 승인 절차 제한 조항은 보조금 집행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간접적인 안정 신호를 주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반도체법이나 인플레이션감축법상 개별 보조금 지급을 직접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안보 분야에서도 셧다운 위험 감소로 한미 국방 외교 협의와 방산 계약 등 행정 절차의 차질 가능성이 줄어들었습니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향후 양원 협상과 12월 본예산 처리 과정을 면밀히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9월 중순 휴회 이후의 정치적 충돌 위험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