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폭으로 오르락내리락한 정유사
이란 공습 이후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급등하던 시기, 그리고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한 이후, 가격을 가장 크게 올리고 또 가장 크게 내린 정유사는 어디일까요? 조사 결과는 에쓰오일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전쟁 발발 직후부터 최고가격제 시행 전까지, 에쓰오일은 휘발유 리터당 218.3원, 경유는 339.1원을 올리며 가장 공격적인 인상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정책이 시행된 후에는 반대로 가장 큰 폭의 인하에 나서 휘발유 89.7원, 경유 339.1원을 낮췄죠. 이 같은 뚜렷한 변동성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HD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 GS칼텍스 순으로 비슷한 패턴이었지만, 그 차이는 에쓰오일이 가장 두드러졌습니다.
잠깐의 안정 뒤 다시 오르는 숫자
정부의 최고가격제는 단기적으로는 확실한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직접적인 가격 상한선을 설정한 덕분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고점 대비 리터당 약 70원에서 120원 가량 떨어졌습니다. 당시 가격 개입을 하지 않은 미국 시장과 비교하면 뚜렷한 차이였죠. 그러나 이 안정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최고가격제 시행 후 열나흘 만에 서울 평균 휘발유 값은 1원, 경유는 0.59원 상승하며 상승 반전했고, 일부 직영주유소는 리터당 9원 인상에 나섰습니다. 자영주유소들도 비슷한 상황인데요. 최고가격제 시행 전 정유사로부터 고가에 공급받은 물량으로 인해 수지를 맞추기 어렵다며 가격을 2100원대로 끌어올린 곳이 적지 않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직원 월급 등 운영 비용 부담을 호소하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설명합니다.
장기적 시장 왜곡에 대한 경고와 전망
산업연구원은 최고가격제가 장기적으로는 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헝가리의 사례처럼, 가격을 인위적으로 억제하면 소비는 늘어나는데 정유사와 주유소의 공급 부담은 커져 결국 시장 왜곡이나 공급 축소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연구원은 이 제도를 임시적인 시장 안정 수단으로 활용해야 하며, 유류세 인하나 취약 계층에 대한 직접 지원 같은 다른 정책 수단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현재 정부도 에너지 바우처, 유류세 인하, 비축유 방출 등 다양한 추가 대응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욱이 오는 금요일 2차 최고가격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추가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현물 시장에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크게 뛰었기 때문인데요. 정책의 효과와 시장의 움직임 사이에서 소비자와 업계 모두가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