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컴퓨텍스는 과거의 모습을 완전히 벗어던졌습니다.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6년 행사는 단순 PC 부품 전시를 넘어, 글로벌 AI 공급망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산업의 장으로 변모했는데요. 한국의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기술력을 과시하고, 대만은 AI 서버를 넘어 제조업 전체를 뒤바꾸는 'AI 팩토리'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PC 케이스와 파워서플라이조차 AI 워크스테이션의 냉각과 전력 수요에 맞춰 빠르게 진화하고 있죠.
한국 소부장의 글로벌 도전장
한국 기업들은 이번 전시에서 'K-엔비디아'를 꿈꾸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습니다. 한미반도체는 HBM4용 'TC 본더'와 2.5D 패키징 장비를 선보이며 후공정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고, 파두는 차세대 Gen6 SSD 컨트롤러로 데이터센터 병목 현상 해결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파두는 대만에서만 604억 원 규모의 기업용 SSD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현지 시장 안착을 본격화했죠.
딥엑스와 모빌린트 등 팹리스 기업들도 각자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딥엑스는 대만 파트너사와 협력해 NPU 기반 온디바이스 AI 솔루션을 전시했으며, 모빌린트는 노트북용 AI 가속기를 들고 현지 기업들과 협력을 모색했습니다. 이들은 TSMC 중심의 대만 생태계를 교두보 삼아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에 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죠.
대만이 꿈꾸는 'AI 팩토리'의 세계
대만은 이번 행사에서 AI 서버를 넘어 제조 현장 자체를 혁신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습니다. 라이칭더 총통은 '10대 신 AI 인프라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2040년까지 AI 전문가 50만 명을 양성하고 반도체 제조를 넘어 글로벌 AI 산업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장에서는 폭스콘이 디지털 트윈과 AI로 생산 설비를 실시간 최적화하는 기술을, 델타는 AI 기반 이상 징후 예측 및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시연했습니다. 어드밴텍과 기가바이트는 현장에서 즉시 로봇을 제어하는 엣지 AI 플랫폼을 공개했는데요. 이는 데이터 처리 속도가 생명인 제조 환경에 최적화된 기술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AI 팩토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만 기업들과의 협력을 이어갔죠.
AI 시대의 PC는 달라진다
소비자용 하드웨어 역시 AI 열풍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위즈맥스는 업계 최초의 3000W급 파워서플라이를 선보였는데, 최대 4개의 GPU를 감당할 수 있어 AI 워크스테이션 수요에 정확히 맞춰졌습니다. 냉각 특화 케이스들도 등장했는데, 160mm 대형 팬을 탑재한 '북쉘프'나 420mm 수랭 쿨러를 지원하는 '루센트' 같은 제품들이 AI 기반 고성능 PC의 발열 문제를 해결하려 했죠.
겜디아스의 '아틀라스 P7'은 11.26인치 LCD 디스플레이를 케이스에 장착해 시스템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고, HAVN은 대형 팬과 독특한 공기 흐름 설계로 쿨링 성능을 끌어올렸습니다.
사실 이번 컴퓨텍스에서 보인 변화는 단순한 기술 발표를 넘어선 의미가 있습니다. AI가 반도체를 만들고, 공장을 움직이며, 개인용 PC까지 바꾸는 생태계 전환의 서막이 열린 겁니다. 한국 기업들이 이 흐름 속에서 어디까지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