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민 간담회가 남긴 두 가지 쟁점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농어민 110여 명과 두 시간가량 생중계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농지 전수조사와 CPTPP 가입을 둘러싼 우려를 직접 듣는 자리였는데요. 대통령은 농지를 빼앗거나 불이익을 주려는 조사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문제는 조사 추진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책임 공방이 붙었다는 점입니다.
대통령은 수도권 투기 농지를 확인하려던 조사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제안으로 전국 확대됐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야당은 대통령이 직접 전수조사를 지시해 놓고 논란이 커지자 장관에게 책임을 미루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일이 잘못되자 장관 탓을 한다고 지적했고, 정점식 원내대표도 비열하다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농민들 사이에서는 조사 발표 이후 농지 거래가 줄고 담보대출 연체가 늘었다는 불만도 나옵니다.
CPTPP, 가입은 미루되 방향은 유지
CPTPP를 둘러싼 논의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대통령은 올해 안에 가입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임기 내 타결은 거의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수출 시장 확대를 위해 결국 추진해야 할 과제라는 입장도 분명히 했는데요. 농수산물 개방에 따른 피해를 어떻게 보전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정부가 꺼낸 카드는 수출부담금입니다. 수출로 이익을 보는 기업이 일정 부분을 부담해 농어민 지원 재원으로 쓰자는 구상입니다. 과거 무역이득공유제와 비슷한 발상인데, 법률 제정과 심사, CPTPP의 수출세 금지 규정과의 충돌 가능성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습니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 1조 원 목표에 못 미쳐 3000억 원 수준에 그친 점도 보전 방식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대목입니다.
남은 과제는 설득과 보완
이번 간담회는 농어민의 불안을 직접 듣고 예외와 보완책을 약속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조사 책임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이어지는 만큼 정책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농지 조사의 투명한 기준과 CPTPP 피해 보전의 구체적 설계가 함께 제시돼야 논란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