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속 한마디, 유행어가 되다
일본 산토리의 신제품 광고에 케이팝 그룹 베이비몬스터의 일본인 멤버 아사가 등장합니다. 이 장면에서 아사가 건네는 말은 '켄차나'인데요. 실패해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격려하자는 뜻을 담은 한국어 표현입니다. 일본 대중문화의 상업 광고에 한국어가 자연스럽게 등장할 만큼 '한본어'가 일상 표현으로 자리 잡았다는 신호입니다.
'마지 고마워', '알았어 데쓰', '기요이' 같은 표현도 유행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은 이른바 '한본어'인데요. 뉴욕타임스는 한국 콘텐츠의 성공 여파로 한국어가 일본 청년 문화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숫자로 확인되는 확산
도쿄에 사는 한 일본인 대학생은 한국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일상에서 '진짜', '괜찮아' 같은 말을 꽤 자주 쓰게 된다고 말합니다. 실제 설문에서도 확인됩니다. 듀오링고가 2022년 일본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Z세대의 46.7%가 일상에서 자신이나 주변 사람이 한국말을 쓰는 경우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진짜', '오빠', '좋아요' 같은 단어가 자주 언급됐습니다.
유행어 조사에서도 흔적이 보입니다. 아이엔지의 2023년 봄 유행 조사에서 '켄차나'가 '마지마지마징가?'와 함께 유행어 부문 공동 3위에 올랐습니다. 단순한 팬덤 용어를 넘어 언어 습관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시작은 2018년
확산의 출발점으로는 2018년이 꼽힙니다. 방탄소년단의 앨범 '러브 유어 셀프: 티어' 발매와 블랙핑크의 도쿄·오사카 공연을 계기로 현상이 눈에 띄게 퍼졌다는 분석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집에서 한국 콘텐츠를 접할 시간이 늘어난 것도 확대 요인으로 언급됩니다.
다만 언어의 유행은 세대와 취향에 따라 온도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수용인지 일시적인 유행인지를 두고는 해석이 갈리는 지점입니다. 앞으로 한국어 학습 수요나 현지 업계의 반응이 이 흐름의 지속성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