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에서 자율화로의 대전환
오는 3월 4일부터 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AW 2026(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이 눈에 띄는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현대차그룹의 모바일 로봇 플랫폼 '모베드'가 국내 첫 선을 보이는가 하면, 글로벌 로봇 기업 50여 개사가 대거 참여합니다. 이는 스마트공장 중심의 전시회가 AI와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중심으로 한 패러다임 전환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참가사들의 발표 내용을 종합해보면, 단순한 작업의 자동화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학습하는 '자율 제조'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쏟아져 나올 예정입니다.
특히 올해 전시의 키워드는 '피지컬 AI(Physical AI)'입니다. AI가 가상 공간이 아닌 실제 물리적 환경을 정밀하게 인지하고 제어하는 기술을 말하는데요, 어드밴텍은 이를 위한 엣지 AI 플랫폼과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로크웰 오토메이션은 제조 전 라이프사이클에 AI를 내재한 자율 생산 시스템을 선보입니다. 이 전시회가 단순한 신제품 발표장이 아닌, 제조업의 패러다임 자체가 '자동화'에서 '자율화'로 넘어가는 전환점을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센서와 감각 기술
자율화의 핵심은 정확한 인식에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불량이나 미세한 차이를 실시간으로 찾아내는 첨단 센서 기술이 각사의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죠. 엘로이랩은 기존 RGB 카메라로는 구분하기 어려운 물질의 화학적 성분까지 분석하는 '초분광 AI 비전 솔루션'을 선보입니다. 빛의 스펙트럼을 수백 개로 나눠 분석해 육안으로는 같은 색깔의 다른 재질도 구별해낸다고 합니다.
한편, 디플리는 사람의 귀에 의존하던 최종 검사 공정을 혁신했습니다. 'Listen AI'라는 소리 분석 기술로 기계에서 나는 미세한 소음을 1초 만에 분석해 불량을 판별하는데요, 1dB 수준의 차이도 감지해 정확도를 99.78%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이러한 센서 기술의 발전은 제조 현장의 '감각 기관'을 확장시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품질 관리와 효율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로봇 분야에서는 보다 인간다운 움직임과 제어가 화두입니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아마존에 수출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한 '2세대 인간형 로봇핸드'를 공개합니다. 16자유도로 더 작아지고 민첩해졌으며, 자체 개발 택타일 센서를 통해 사물을 잡는 느낌과 압력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베이스는 먼 거리나 배선이 어려운 산업 현장을 위해 Starlink 위성 인터넷과 연동한 Wi-Fi HaLow 무선 통신 솔루션을 선보이며, 자율 시스템의 안정적인 연결 기반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현장 적용을 넘어 생태계 구축으로
이러한 첨단 기술들은 이제 단독 제품을 넘어 하나의 생태계로 통합되어 현장에 적용됩니다. 한솔PNS는 제조 공정별 IT 솔루션과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버티컬 AI 플랫폼 '임팩토 AI 아틀라스'를 출시했습니다. 이 플랫폼의 특징은 보안에 있습니다. 중요한 제조 데이터를 외부로 반출하지 않고도 내부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데이터 유출에 민감한 기업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로크웰 오토메이션은 AI 기반 설계, 운영, 유지보수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통해 공정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비전을 제시합니다. 어드밴텍 역시 하드웨어부터 엣지 AI, 디지털 트윈에 이르기까지 연결성, 지능화, 자율화의 단계별 진화를 보여주며 완성형 생태계를 제안합니다. 이처럼 각사는 자사의 핵심 기술을 중심으로 확장 가능한 솔루션 패키지를 구축함으로써,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가치 창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AW 2026은 미래 제조 현장의 청사진을 한자리에 모은 행사입니다. 피지컬 AI, 첨단 센싱, 유연한 로보틱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연결하는 강력한 플랫폼이 만나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닌, 현재 진행형인 '자율 제조'의 시대를 구체적으로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전시회 현장에서는 이러한 기술들이 어떻게 조립, 식품, 제약 등 다양한 산업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할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