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지형을 뒤바꿀 선거 제도 개편이 단행됐습니다. 국회는 4월 17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는데요, 광역의원 비례대표 비율을 10%에서 14%로 확대하고, 광주 등 일부 지역에 중대선거구제를 처음 도입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여기에 시·도당 하부조직에 사무소 설치를 허용하면서 ‘지구당 부활’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죠. 이번 개편이 지역 정치의 다양성과 대표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기존 거대 양당의 기득권을 더 강화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비례성 강화와 중대선거구 도입
이번 개정안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광역의원 비례대표 비율을 4%포인트 올린 것입니다. 현행법상 지역구 광역의원 정수의 10%에 해당하던 비례대표 의석이 14%로 늘어나게 되는데요,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약 80명의 지방의원이 추가될 전망입니다. 비례대표 확대는 소수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 의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동시에 광역의회 선거에 중대선거구제가 처음 도입됐습니다. 광주광역시의 동구남구갑, 북구갑, 북구을, 광산구을 등 4개 선거구에서 각각 3~4명의 광역의원을 뽑게 되죠. 중대선거구제는 한 선거구에서 여러 명의 당선자를 선출하는 방식으로, 유권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지역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입니다.
‘지구당 부활’ 논란과 정치권 반응
개정안에는 시·도당 산하의 당원협의회나 지역위원회에 사무소 1곳을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도 포함됐습니다. 기존에는 현역 국회의원만 의원실을 당원협의회 사무실처럼 쓸 수 있었지만, 이제는 낙선한 정당도 지역에 거점을 둘 수 있게 된 거죠. 정치권에서는 이를 2004년 불법 정치자금 사건 이후 폐지된 ‘지구당’의 부활로 보는 시각이 강합니다. 여야는 단순한 사무소 설치일 뿐 지구당이 아니라고 해명하지만, 과거 지구당 운영 시 불법 자금 모집이 만연했던 점을 생각하면 정치자금 투명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번 개편을 두고 정치권의 반응은 뚜렷이 갈립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치개혁의 의지를 실현한 성과라고 평가하는 반면, 조국혁신당·진보당 등 진보 성향 소수 정당들은 거대 양당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밀실 야합’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은 비례대표 비율 확대 폭이 미흡하고, 중대선거구 도입 지역이 한정적이라고 지적합니다.
지역에 밀어닥칠 실제 변화
제도 변경의 영향은 이미 지역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광주에서는 중대선거구 도입으로 광역의원 정수가 4석 늘어 총 24석이 됐고, 선거구도 재편됐습니다. 남구는 두 개 선거구를 하나로 묶어 3명을 뽑고, 북구는 세 개 선거구를 묶어 4명을 선출하는 식이죠. 이로 인해 특정 정당이 강세인 지역에서는 당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 예상됩니다. 충남 천안은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시범지역으로 선정되며 변화를 맞이합니다. 북부 4개 읍면과 부성1동에서는 시의원 수가 각각 1명씩 늘어나고, 부성1동과 성거읍은 기존 같은 지역구에서 분리돼 독립된 지역구로 재편됐습니다. 하지만 충남 전체적으로 도의원과 기초의원 정수는 유지돼 인구 증가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야당의 비판도 있습니다. 이처럼 선거구 획정 작업이 각 지역에서 본격화되면서, 정당들은 새로운 룰에 맞춰 공천 전략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중대선거구에 대해 ‘패자부활전’ 방식의 추가 경선을 검토하는 등 대응에 나섰죠. 유권자들은 더 많은 후보와 정당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대신, 다자 구도 속에서 전략적 투표를 고민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