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주식의 동조화가 깨지고 있습니다
AI 관련주들이 한 무대에 올라 함께 움직이던 시절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최근 시장에서는 광통신과 데이터센터 업체들은 반등을 이끄는 반면, 메모리 반도체나 전력 테마는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는 투자자들이 AI 테마 전반에 걸쳐 돈을 몰던 과거와 달리, 이익이 실제로 얼마나 지속될지를 따져보기 시작한 결과입니다.
2분기 실적 발표가 이런 변화의 분수령이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의 내년 설비투자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투자자들은 각 테마의 이익 지속성을 면밀히 들여다보게 되었죠. 광통신이나 데이터센터,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은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예산과 매출이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이익 추정치를 추가로 올릴 근거가 충분했습니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는 이미 가격 급등으로 인한 이익 상향이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상태라, 더 이상의 동력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밀려나는 쪽과 뜨는 쪽의 근거
전력 테마는 실적 외적인 변수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정책 불확실성과 텍사스주 전력망 운영기구 관련 규제 이슈가 부각되면서, 설비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된다 해도 실적 반영 시점과 규모에 대한 의문이 커졌죠. 당연히 수급 여건도 차별화를 심화시켰습니다. 반도체 레버리지 ETF 운용자산이 줄고 옵션 매수 비용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은 확실한 상승 근거가 있는 테마로만 매수 대상을 좁혔습니다.
물론 메모리 반도체를 둘러싼 시각이 모두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대신증권은 국내 반도체주의 최근 하락이 과도하다며, 구조적 강세와 주주환원 확대를 이유로 반등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요 클라우드 업체와의 장기계약이 확산되면서 실적 변동성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메모리 업체들의 중요한 방어선이 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계약 파기 위험을 줄이고 가격 상하한선을 설정하는 등 계약 구조를 개선해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분석했죠.
반도체 사이클은 여전히 유효할까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대신증권은 재무 목표 초과 달성을 바탕으로 두 회사가 이르면 8월에서 9월 사이 조기 환원에 나서고, 이듬해 추가 환원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엔비디아 차세대 GPU의 HBM 사양 하향 가능성도 공급 부족 완화를 위한 조정일 뿐 시장 성장 둔화는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는데요. 2.5D 패키징 생산능력 확대와 비엔비디아 진영 수요 증가로 2027년까지 HBM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사실 AI 투자 환경이 과거의 일률적 상승에서 벗어나 이제는 누가 진짜 이익을 내는지 따지는 단계로 접어든 것은 시장이 성숙해지는 과정입니다. 투자자들은 설비투자와 직접 연결된 업체들의 반등을 주목하면서도, 메모리 반도체의 장기계약 안정성과 주주환원 같은 가치 요인도 놓치지 않고 점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AI 테마 전반에 대한 막연한 기대보다, 각 기업의 실적 지속성과 수익 구조를 꼼꼼히 따지는 선별적 접근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