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재정, 응급실 환자로 비유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의정부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열린 '경기도-더불어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만났습니다. 두 사람이 공개 석상에서 얼굴을 맞대는 건 최근 여러 차례 충돌을 겪은 뒤 처음인데요. 회의 내내 미묘한 신경전이 오갔습니다.
추 지사는 경기도의 재정 상황을 "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에 비유했습니다. 예산이 9월까지만 편성돼 10월부터 12월까지 아이 급식과 어르신 돌봄, 장애인 지원 사업이 멈출 위기라는 겁니다. 그는 "멀쩡한 사업을 깎는 게 아니라 멈춘 사업을 살리려는 몸부림"이라며 재정 구조 개선을 호소했습니다.
재정 혁신 3대 방안
추 지사가 내놓은 해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먼저 지방소비세율을 현행 25.3%에서 40.3%까지 단계적으로 올려 부동산 취득세 의존도를 낮추자는 제안입니다. 경기도의 취득세 비중은 50.7%로 전국 시·도 평균 22.8%를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법인세 국세분 가운데 5%를 광역지자체에 배분하는 방안입니다.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세수를 챙긴 서울 같은 사례를 경기도에도 적용하자는 취지죠. 세 번째로는 국가직 소방공무원의 인건비를 국가가 부담하도록 해 도의 재정 부담을 덜어달라는 요청입니다.
갈등의 그림자
협의회는 재정난 해법을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두 인물을 둘러싼 갈등도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김 대표는 추 지사가 이재명 대통령의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지명을 비판한 데 대해 "여당다운 방식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추 지사는 "수술 중인 의사에게 왜 환자를 다치게 했느냐고 따지는 게 맞느냐"고 맞받았습니다.
김 대표는 추 지사의 21억 원 컨설팅비 지출 논란도 언급하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경기도 안에서는 추 지사 사퇴와 탈당을 요구하는 청원에 3만 명이 넘는 도민이 동의한 상태입니다.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은 이 자리에서 지방의회법 제정과 국비 지원을 함께 요청했습니다. 재정 위기 해법을 둘러싼 공감대는 확인됐지만, 당내 갈등이 언제 잦아들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