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70위에서 메이저 퀸으로
유해란 선수가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열린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첫날 공동 70위에 머물며 선두와 10타 차이가 났던 열세를 딛고 최종일 역전 드라마를 쓴 값진 결과였는데요.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유해란은 윤이나를 2타 차로 제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습니다.
이번 우승은 단순한 메이저 타이틀을 넘어선 의미가 있습니다. 첫날 10타 차 열세를 극복한 메이저 대회 역대 최다 타수 차 역전승으로, 1964년 캐럴 만 이후 62년 만에 나온 타이 기록입니다. 최종 라운드 초반 연속 보기로 잠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7번 홀과 9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고, 후반에 접어들며 격차를 벌려 승기를 확실하게 잡았습니다.
6주 휴식 끝에 쓴 극적인 복귀
사실 유해란은 복부 통증 치료를 위해 대회를 앞두고 6주간의 공백기를 가졌습니다. 귀국해 시술과 재활에 전념한 뒤 복귀한 첫 대회에서 바로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것인데요. 이로써 2023년 LPGA 데뷔와 신인왕 수상 이후 매년 한 차례씩 우승을 이어가는 기염을 토했고, 통산 4승 가운데 가장 값진 메이저 타이틀을 손에 넣었습니다.
이번 대회는 여자 골프 역사상 최고 상금이 걸린 대회로, 우승 상금 195만 달러는 우리 돈으로 약 30억 원에 달합니다. 이는 유해란이 그동안 거둔 세 차례 LPGA 우승 상금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액수로, 커리어에서 가장 압도적인 경제적 성과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이번 우승은 세계 랭킹에도 큰 영향을 미쳤는데, 지난주 12위에서 7위까지 5계단 상승하며 최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한국 여자 골프의 집단적 강세
이번 대회는 유해란 혼자만의 쾌거가 아니었습니다. 준우승을 차지한 윤이나 역시 첫날 선두를 달리는 등 맹활약을 펼쳤고, 최종 11언더파로 개인 최고 성적을 경신했는데요. 윤이나는 세계 랭킹에서 22계단이나 급등한 17위를 기록했으며, 유해란과 함께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 대회 우승과 준우승을 동시에 휩쓰는 진풍경을 연출했습니다.
김세영과 김아림도 공동 8위에 오르며 한국 선수 4명이 톱10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국내 투어에서는 김민솔이 시즌 3승을 달성하며 세계 랭킹 15위까지 올라섰고, 일본 무대에서 우승한 박현경도 순위가 크게 상승했습니다. 물론 세계 랭킹 3위를 지킨 김효주를 비롯해 넬리 코르다, 지노 티띠꾼 등의 강자들이 버티고 있어 앞으로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 메이저 대회를 통해 한국 여자 골프의 저력과 두터운 선수층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