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의 전면 개편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재생에너지 보급 체계를 15년 만에 전면 개편합니다. 2012년 도입된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 이른바 RPS를 폐지하고 경쟁입찰 기반의 계약시장 제도로 일원화하는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개정법률이 지난 9월 15일 공포됐는데요. 2027년 1월 1일부터 신규 태양광과 풍력 설비는 정부가 제시한 상한가격 안에서 입찰 경쟁을 벌이게 됩니다.
기존 RPS는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사업자에게 재생에너지 공급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직접 설비로 채우거나 공급인증서(REC)를 사들이도록 한 구조였습니다. 보급 확대에는 기여했지만 REC 가격 변동이 커서 사업 수익을 예측하기 어려웠고, 거래 구조도 복잡해 발전단가 인하와 국내 산업 육성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달라지는 계약 구조
새 제도에서는 정부가 발전원별 입찰 물량과 상한가격을 정하고, 사업자들이 그 안에서 가격 경쟁을 벌입니다. 낙찰된 사업자는 한국전력과 장기 고정가격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하게 되는데요. 장기간 판매가격을 미리 확정할 수 있게 되면서 금융 조달이 쉬워지고, 그만큼 금융비용도 낮아지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는 가격만 보지 않습니다. 국내 산업과 공급망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에너지 안보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도 함께 평가합니다. 단순한 저가 경쟁을 넘어 재생에너지 확대를 국내 제조업과 공급망 강화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정부는 입찰 경쟁을 통해 전력 구매가격이 낮아지면 국민의 전기요금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착륙을 위한 장치
급격한 전환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한 경과조치도 마련됐습니다. 기존 사업자에게는 원칙적으로 최대 20년간 REC가 계속 발급되고, REC 현물시장은 2029년 12월 31일까지 3년간 유예 운영됩니다. 소규모 설비를 위한 별도 계약시장도 함께 운영합니다.
정부는 2024년부터 발전공기업과 민간발전사, 업계, 시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82차례에 걸쳐 의견을 수렴해 왔습니다. 오는 9월 30일에는 서울 엘리에나 호텔에서 대국민 공청회를 열어 세부 운영 방안을 설명하고 전문가 토론과 질의응답을 진행할 예정인데요. 정부는 연내 하위법령 개정을 마무리하고 2027년 첫 태양광·풍력 경쟁입찰 공고를 낼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