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표가 무슨 깃발" 박지원의 직격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정청래 전 대표의 '깃발'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박 의원은 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전직 당 대표가 무슨 깃발을 들겠느냐"며 "홍위병 깃발이냐, 태극기 깃발이냐"고 반문했는데요. 정 전 대표가 지난달 31일 유튜브 '박시영TV'에서 김민석 대표 취임 100일 이후 자신의 역할과 기치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한 반응입니다.
박 의원은 이어 "민주당 단결 깃발을 들고 백지장도 맞들어야 낫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통령과 당이 국민으로부터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전직 대표가 깃발을 들 때가 아니라는 겁니다. 김민석 대표에 대해서는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며 "민주당의 인적 자산은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대표밖에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100일도 안 된 대표를 흔들기보다 도와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100일 뒤를 겨눈 깃발의 의미
정 전 대표의 발언은 시한을 분명히 겨냥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가 지지율 10%포인트 상승을 공언한 점을 언급하며, 100일이 지나면 성과와 지지율로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취임 100일은 오는 11월 24일입니다.
당내 구도도 함께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 전 대표는 2016년 전당대회에서 '독수리 오형제'로 불린 인사들과 함께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당대표 당선을 도왔고, 올해 8월 전당대회에서는 추 지사가 정 전 대표의 개혁 일관성과 진심을 믿는다고 화답했습니다. 당시 경선은 김 대표가 54.08%로 정 전 대표를 누르고 승리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검찰개혁 방향과 중대범죄수사청장 인선을 두고 갈등했고, 추 지사는 국정감사에서 소방 예산을 '재정 빨대'에 비유해 논란 끝에 경고 조치를 받았습니다.
남은 변수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두 사람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닿아 있다고 봅니다. 정 전 대표는 비명계 연대를 통해 당내 영향력을 넓히려 할 수 있고, 추 지사는 독자적 정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우호 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과거 인연과 김 대표 체제 견제라는 공통분모가 실제 공조로 이어질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박 의원은 유시민 전 의원을 향해서도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선거에서 '필패'라거나 '중도에 하야할 것'이라고 했던 버릇을 지금도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당내 견제와 단결 요구가 동시에 나오는 만큼, 11월 24일 이후 민주당의 좌표가 어디로 향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