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경기장 봉쇄, 체육 행정 멈추다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이 50일 넘게 봉쇄되면서 이곳에 사무실을 둔 9개 체육 종목단체가 사실상 업무 마비 상태에 빠졌습니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수중핀수영협회, 대한펜싱협회 등은 지난 6월 5일부터 시작된 이른바 '참정권 시위'로 인해 사무실 출입이 완전히 차단되었다고 밝혔는데요. 이 시위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개표소였던 해당 경기장을 점거한 것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당연히 종목단체들은 국정조사의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행정 공백이 너무 길어지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체육인들은 정치적 대립의 한가운데에서 의도치 않게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셈입니다.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과 체육단체 관계자들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필수 업무 물품의 반출과 사무실 출입을 보장해달라고 국회와 경찰에 거듭 요청했습니다.
54일의 공백, 피해는 선수와 국민에게
사무실에 전산 장비와 행정 자료가 모두 갇혀 있어 대학 입시와 취업에 필요한 경기실적증명서 발급이 중단되었습니다. 법인 인감과 금융 인증 장비까지 사무실 안에 묶여 있어 직원들의 임금 및 수당 지급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데요. 구체적인 피해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대한수중핀수영협회는 행정 지연으로 세계수중연맹에 1만 유로의 지연금을 부과받았고, 입장권 반출 실패로 약 4,000만 원의 손실을 봤습니다. 펜싱 대표팀은 장비를 가져오지 못해 타인의 장비를 빌려 대회에 참가했고, 핀수영 대표팀은 태극마크가 없는 수영모를 써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습니다. 이처럼 현장의 혼란은 결국 선수들의 경기력과 국가대표로서의 자존심을 직접 흔들고 있습니다.
국정조사와 체육인의 현실 사이
가장 시급한 건 2026년 9월로 다가온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준비입니다. 출전 등록과 항공 일정 수립, 장비 지원 등 필수 행정 절차가 줄줄이 밀리면서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과 훈련 계획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 종목단체들이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습니다. 경찰은 강제 해산 시 유혈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정치적 해법을 촉구하고 있고, 시위대는 여전히 현장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반대로 체육계가 요구하는 것도 지나친 게 아닙니다. 투표함과 투표 물품의 투명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소한의 업무 장비만이라도 반출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건데, 이조차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치적 갈등의 후폭풍이 민간 영역을 짓뭉개고 있으며, 그 중심에 체육인과 국민의 불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한체육회는 국정조사 특위에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며, 관계 기관의 신속한 중재가 절실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