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3500억 달러 투자 협상 난항… 통화스와프 vs 현금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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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9월 26일 오전 8:48

발행: 2025년 9월 25일 오전 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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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협상이 미국 측의 현금 투자 요구와 한국의 무제한 통화 스와프 요구로 교착 상태에 빠졌습니다. 한국은 외환시장 안정과 일본과 다른 경제적 특수성을 이유로 통화 스와프를 필수 조건으로 내세우는 반면, 미국은 난색을 표하며 상업적 합리성을 벗어난 요구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APEC 정상회의에서 돌파구 마련이 기대되지만, 국익을 지키며 합리적 합의를 이루는 것이 과제입니다.

한미, 3500억 달러 투자 패키지 두고 '평행선'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논의가 시작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두고 한국과 미국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습니다. 특히 한국 측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내세우는 '무제한 통화 스와프' 체결과, 미국 측의 '현금 투자' 요구 사이의 이견이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양국은 서로 다른 입장을 고수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향후 협상 과정의 귀추가 주목됩니다.

달라진 미국의 요구, 한국 측 '당혹감'

당초 한국 정부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가 대출 및 보증 중심으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측이 제시한 양해각서(MOU)에는 투자액 대부분을 현금으로 직접 투자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협상 내용이 기존 합의와 달라졌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입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러한 미국의 태도 변화가 협상 난항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이 요구하는 투자 방식은 한국 외환보유액의 상당 부분을 소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측은 큰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통화 스와프'가 최우선 과제인 이유

한국 정부는 대규모 대미 투자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외환 시장의 충격을 막기 위해 무제한 통화 스와프 체결을 '필요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한 정부 주요 인사들은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안전판 역할을 통화 스와프가 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의 회담에서 한국의 경제 규모와 외환시장 인프라가 일본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한 협상을 당부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금융 시장의 안정뿐 아니라, 국가 경제의 근간을 지키기 위한 절박한 요구인 셈입니다.

'상업적 합리성'과 '국익' 충돌

한국 정부는 미국 측의 투자 요구가 '상업적 합리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투자수익 배분 비율 등에서 한국이 일본과 동일한 조건을 따르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투자 펀드의 '캐시플로' 속성을 대출에 가깝게 규정하려는 문안 협상을 진행 중이며, 원금 회수 전 5대5, 이후 1대9로 이익을 배분하는 일본식 사례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협상 테이블 위에는 경제적 이익과 국익이라는 두 가지 원칙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미국 측의 입장과 협상의 난점

하지만 미국 측은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무제한 통화 스와프 체결에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물론 과거 금융위기 시 상대국 경제 불안이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경우 한시적 통화 스와프를 체결한 사례는 있으나, 이번과 같이 대규모 투자 지원을 위한 통화 스와프 요구는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또한, 일부에서는 노동자 불법 구금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비자 문제 해결도 협상 진전의 조건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각자의 입장이 뚜렷한 만큼, 상호 만족할 만한 합의 도출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APEC 정상회담, 협상 돌파구 마련될까

한미 양측은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협상 돌파구를 마련할 중요한 계기로 삼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양국 정상 차원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대통령실은 협상 시한에 쫓겨 원칙을 희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국익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합의 도출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향후 협상 과정에서 외환시장 안정과 경제적 이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