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대에 SOS 보낸 현장
일본 아키타현에서 곰의 습격 사고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며 지역 사회가 초비상 사태에 빠졌습니다. 올해 들어 벌써 5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피해자 수의 5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특히 이달 들어 상황이 더욱 심각해져 10월 한 달 동안만 25명이 공격을 받았죠. 현지 주민들은 "곰 악몽"에 시달리며 일상생활마저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스즈키 겐타 아키타현 지사는 이례적인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방위성을 직접 방문해 자위대 파견을 공식 요청한 겁니다. 지사는 "지자체 행정력으로는 더 이상 대응이 불가능하다"며, 주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생활권으로 밀려드는 곰들
가장 우려되는 점은 곰들의 활동 반경이 점차 도시 중심부로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올해 일본 전역에서 발생한 곰 습격 피해 172명 중 무려 114명(66%)이 숲이 아닌 주민 생활권에서 공격을 당했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7월 이후로는 이 비율이 80%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과거 등산객 위주의 피해 패턴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입니다.
아키타현 가즈노시에서는 85세 여성이 자기 집 마당에서 곰에게 머리를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또 유자와시 중심가에서는 한 마리의 곰이 기차역과 호텔 주차장을 배회하며 남성 4명을 연이어 공격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 곰은 무려 120시간 동안이나 도시 지역에서 활동하다가 겨우 상자형 덫에 포획될 수 있었습니다.
왜 하필 지금일까?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두 가지 주요 요인을 꼽고 있습니다. 첫째는 도토리 등 곰의 주요 먹이자원이 극심한 흉작을 겪고 있다는 점입니다. 곰들은 동면을 앞두고 필요한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 먹이를 찾아 인간의 생활 공간까지 진입하고 있습니다. 도쿄농공대 고이케 신스케 교수는 "곰의 서식지가 확대되고 개체수가 증가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기후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온난화 현상으로 곰들의 동면 시기가 점점 늦어지면서 활동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위대 투입이 쉽지 않은 이유도 있습니다. 현재 규정상 곰 퇴치를 위한 자위대 파견은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아서입니다.
총기 사용 없는 작전
방위성은 자위대 파견은 결정했지만, 한 가지 중요한 제한을 두었습니다. 곰 포획 과정에서 총기 사용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겁니다. 대신 자위대는 곰의 이동 경로를 조사하고 주민들의 안전한 대피를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당국은 주민들에게도 적극적인 대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야간 외출을 자제하고, 쓰레기를 외부에 방치하지 않으며, 혼자 산에 오르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곰을 마주쳤을 때는 침착하게 뒷걸음질 치면서 서서히 물러날 것, 절대 등을 보이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죠.
한편 한국의 지리산에서는 정반대의 고민이 있습니다. 반달가슴곰 개체수가 93마리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생태 복원 사업의 성공으로 개체 수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관리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61%에 달하는 곰들이 지리산 외곽 지역에서 발견되면서 농작물 피해와 사람과의 충돌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