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영입에 가려진 기술 유출
SK하이닉스의 이미지센서반도체 기술을 중국 기업으로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직원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고법은 해당 직원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며 원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는데요. 재판부는 해외 경쟁사가 인재 영입을 명분으로 국내 기술력을 빼내가는 행위를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출된 자료 대부분이 회수된 점을 고려한 양형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반도체 기술 보호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출력과 촬영으로 빼낸 수천 쪽 분량
해당 직원은 SK하이닉스 중국 현지법인 주재원으로 근무하며 고객 지원 업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2022년 초,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의 자회사로 이직하기 위해 사내 보안규정을 어기고 영업비밀에 접근했죠. 문서공유시스템에서 CIS 관련 자료를 무단으로 출력하고, 업무용 노트북을 재택근무지로 반출해 아이패드로 촬영하는 방식으로 약 5,900쪽 분량의 기밀을 빼돌렸습니다. 화웨이로의 이직이 보류되자 같은 해 다른 중국 경쟁사로 옮기려고 이력서를 내면서 일부 기밀을 추가로 누설한 사실도 확인되었습니다.
기술 보호의 허술한 부분을 드러낸 판결
1심과 항소심 모두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지만,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CIS 생산 기술이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에서 정한 첨단기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는데요. 이런 판단 탓에 일각에서는 국가 핵심 기술에 대한 보호 기준이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물론 재판부가 범행의 중대성을 인정해 실형을 선고한 점은 기술 유출을 경계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인재 영입이라는 외피를 둔 기술 탈취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기업 차원의 내부 통제와 정부의 제도적 보완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