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표가 아닌 2살 차이로 당선되다
2026년 6월 3일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남 고성군 기초의원 가선거구에 극적인 당선자가 나왔습니다. 무소속 이우영 후보가 2,077표를 얻어 공직선거법상 연장자 우선 원칙에 따라 당선권 3위를 차지한 것인데요. 같은 득표수 속에서 2살의 나이 차이가 승패를 가른 초유의 사례입니다.
해당 선거구에서는 총 8명이 출마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습니다. 1위 더불어민주당 김원순 후보(2,539표)와 2위 국민의힘 김석한 후보(2,423표)가 순위를 확정한 가운데, 마지막 자리를 두고 무소속 이우영 후보와 국민의힘 김향숙 후보가 각각 2,077표를 기록하며 동점이 되었습니다. 이에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 제190조에 따라 연장자인 이우영 후보를 최종 당선인으로 결정했습니다. 1959년생인 이 후보는 1961년생인 김 후보보다 딱 2살 많았습니다.
네 번의 도전과 1억 6,800만 원 기부 약속
이우영 당선인의 당선은 우연이 아닌 인고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는 2018년부터 무려 네 차례에 걸쳐 선거에 도전했고, 세 번의 낙선 끝에 이번에야 비로소 기초의원 배지를 달게 되었습니다. 35년간 농협에서 일하며 쌓은 현장 경험과 진주농림전문학교 출신이라는 로컬 네트워크가 유권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눈길을 끄는 건 그의 파격적인 공약입니다. 이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 중 4년 임기 동안 받게 될 세비 1억 6,800만 원을 전액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기부 방식과 수혜 대상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정치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큰 금액을 사전에 공약한 점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동점 땐 나이가 결정하는 선거법
이번 사건은 기초의원 선거에서 득표수가 같을 경우를 대비한 공직선거법 규정이 실제로 적용된 드문 사례입니다. 현행법은 기초 및 광역의원 선거에서 동점 발생 시 연장자를 당선인으로 정하고 있는데요. 이는 재투표 비용을 절감하고 선거 결과를 신속히 확정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된 규정입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나이를 기준으로 당선자를 정하는 방식이 민주적 정당성 측면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유권자의 뜻이 완벽하게 같게 표현된 상황에서 단순히 연령으로 승패를 나누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제도적 성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사실 이런 규정은 전국적으로 극히 드물게 적용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그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는데요. 이번 고성군 사례를 계기로 선거법의 세부 조항에 대한 관심이 커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