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최저로 내려앉은 심리
미국의 9월 소비자신뢰지수가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12년 만의 최저치인데요.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의미입니다. 이 지수는 매달 민간 경제연구기관인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하며, 향후 소비 지출을 예측하는 대표적인 선행 지표로 활용됩니다.
눈에 띄는 건 하락의 성격입니다. 단순히 경기가 둔화될 것 같다는 막연한 불안이 아니라, 당장의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짙게 반영된 결과라는 겁니다.
생활비가 흔든 소비 심리
배경에는 누적된 물가 부담이 자리합니다. 식료품과 주거비, 의료비 같은 필수 지출 항목의 가격이 좀처럼 내려오지 않으면서 가계의 여유가 빠듯해졌습니다. 임금 상승분이 물가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체감도 여기에 더해집니다.
고용 시장도 예전만 못합니다. 채용 규모가 줄고 구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는 쪽을 택하고 있습니다. 물가와 고용이라는 두 축이 동시에 흔들리면 소비 심리는 좀처럼 회복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낙관론도 있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지나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일부 지표에서는 소비 지출이 버티고 있다는 신호도 감지됩니다. 다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와 통계상의 숫자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큽니다.
소비가 흔들리면 남는 것
미국 경제에서 개인 소비는 전체의 약 70퍼센트를 차지합니다. 소비 심리가 꺾이면 성장 동력 자체가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지출 계획을 줄이는 가계가 늘어난다면, 기업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겁니다.
연방준비제도도 이 흐름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높게 유지해 온 만큼, 소비 위축이 현실화되면 정책 전환 시점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결국 관건은 물가가 안정되면서 가계의 부담이 실제로 줄어드는지, 그리고 그 신호가 소비 심리에 언제 반영되는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