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은 늘었지만
2026년 금융보안원 예산이 1097억원으로 편성됐습니다. 올해보다 9.5% 늘어 1100억원에 육박하는데요. 2022년 688억6000만원에서 4년 만에 45.4% 커진 규모입니다. 그동안 7~8% 수준이던 증가율이 올해 15%로 두 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재원은 회비 의존도가 높습니다. 전체의 92.9%인 930억4600만원이 회비로 채워지고, 은행권이 350억3700만원으로 가장 큰 부담을 집니다. 금융투자업과 보험업권이 각각 150억원대, 중소·서민금융업이 108억8600만원을 냅니다.
배경에는 AI 해킹 사건이 있습니다. 신한은행 등 16개사에서 10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뒤 금융보안원의 역할은 관제와 점검, 훈련, 사고 조사까지 넓어졌습니다.
훈련은 했는데, 뚫린 곳은 빠졌다
문제는 대응의 질입니다. 금감원은 금융사 20곳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모의해킹을 했는데, 실제 피해를 입은 서비스는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디도스 대응 시스템과 웹 서버, VPN은 훈련에 포함됐지만 대출 모집 서비스와 영업 지원 시스템은 제외됐죠.
금감원은 최근 침해사고 여부와 훈련 유형을 고려해 대상을 골랐다고 설명합니다. 김형연 의원은 "훈련과 실전이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미 사고가 난 곳을 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해커의 눈으로 먼저 찾아 막아야 한다는 겁니다.
인력 확충도 예산 증가를 못 따라갑니다. 보안 인력은 2022년 259명에서 2026년 311명으로 20.1% 늘었지만, 예산 증가 폭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유출 정보는 이미 거래되고 있다
2차 피해는 현실이 됐습니다. 국정감사에서는 해킹된 금융 DB가 건당 8000원, 최소 50건 단위로 거래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최신 DB는 10건에 20만원에 팔린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유출 정보를 공유하는 이상징후 대응 플랫폼을 구축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현장조사 지원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협의를 통한 포털·텔레그램 노출 차단도 추진합니다.
계열사 보안 위탁도 쟁점입니다. 이 원장은 계열사에 보안을 맡긴 금융사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통보하겠다고 했습니다. 예가람저축은행의 유출 경위 안내가 늦어진 점을 확인하고 현장점검 중입니다. 예산과 조직을 키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