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사라진 1,100조
이달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10대 그룹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한 달 만에 1,100조원 넘게 줄었습니다. 23일 기준 10대 그룹 시총은 3,371조4,410억원으로, 지난달 말 4,472조5,308억원보다 약 1,101조원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8.8% 하락한 점을 감안해도 낙폭이 만만치 않은데요. 10개 그룹 모두 시총이 줄었고, 삼성과 SK 두 곳에서만 전체 감소액의 90%가량이 발생했습니다.
반도체와 조선, 방산이 흔든 이유
가장 큰 타격은 SK그룹이 받았습니다. SK 시총은 1,563조원에서 1,093조원으로 30.1% 줄었는데요. AI 밸류체인 수익성 우려가 커지며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가 각각 28.1%, 32.0% 하락한 영향입니다. AI 투자 확대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이 반도체주 매도세를 키운 셈입니다.
HD현대그룹은 128조원에서 95조원으로 25.6% 감소했습니다. 조선업황이 정점을 지났다는 우려 속에 HD현대와 HD현대중공업이 각각 32%, 30% 떨어졌습니다. 삼성그룹도 반도체 약세로 2,161조원에서 1,636조원으로 24.3% 줄었고, 삼성전자는 19.6% 하락했습니다. 한화그룹은 조선과 방산 계열사 약세에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기업 실적 우려가 겹치며 19.3% 감소했습니다.
엇갈린 그룹별 명암
반대로 LG그룹은 190조원에서 180조원으로 5.3%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 수요 기대에 7.3% 상승한 덕분입니다. 포스코그룹은 6.4%, 롯데그룹은 4.3% 줄어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고, 현대차그룹은 15%, GS그룹은 13%, 신세계그룹은 11.9% 감소했습니다.
이번 조정은 AI와 조선, 방산 등 최근 주도주에 집중됐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업종별 수익성 전망이 주가를 가르면서 그룹 간 시총 순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향후 증시에서는 AI 투자 사이클과 조선업황, 환율 흐름이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