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상대했던 의원들에게 검증받게 된 용혜인 후보자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이례적인 상황에 놓였습니다. 과거 국회에서 징계안을 제출했던 의원들이 이번에는 용 후보자를 검증하는 위원으로 나서게 된 것인데요. 강선영 의원과 임종득 의원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용 후보자는 지난 2월 12·3 내란혐의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들과 격렬하게 충돌했습니다. 당시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을 질의하던 용 후보자는 강 의원이 질의 방해 금지 약속을 어겼다고 지적했고, 이후 강 의원과 임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단독 발의했습니다. 특히 임 의원에게는 품위 유지 의무 위반 혐의를 적용했는데, 당시 임 의원이 용 후보자에게 격한 언사를 쏟아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런 갈등 이력 외에도 용 후보자의 과거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2022년 여성가족위 국정감사에서는 당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을 향해 조직법 개편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사퇴할 것인지 물으며 강하게 압박했던 장면이 다시 회자되고 있습니다. 검증자와 피검증자의 입장이 뒤바뀐 이번 청문회에서는 치열한 공방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지인 중심 운영과 일감 몰아주기 의혹
용 후보자를 둘러싼 또 다른 논란은 인사와 업무 전반에서 드러난 지인 중심 운영 방식입니다. 국회 기본소득연구포럼 토론회 운영부터 기본소득당 노무 업무까지, 상당수 업무가 과거 함께 활동했던 지인이나 관련 기관에 맡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25년에 열린 4번의 토론회 중 3번은 용 후보자 의원실과 공동 주최했는데, 발표와 사회를 맡은 이들은 대부분 과거 언더조직에서 함께 활동한 인물이 설립한 연구소 소속이었습니다. 이들에게 지급된 사례금과 용역비는 약 530만 원에 달합니다. 기본소득당 노무 업무도 용 후보자와 언더조직 활동을 함께 한 인물이 대표로 있는 노무법인이 7년째 맡고 있으며, 이 기간 동안 약 960만 원의 용역비가 지급됐습니다.
더욱 주목받는 건 배우자인 박기홍 전략기획부총장이 당직자로 활동하며 최근 최고위원에 당선된 사실입니다. 연구용역과 공보물 제작까지 지인에게 맡긴 정황이 드러나면서, 거대 예산을 집행하게 될 장관직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겸직 논란 속 새로운 선례 시도인가
용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기본소득당은 용 후보자의 겸직에 대해 새로운 길을 시도해야 새로운 선례가 만들어진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이 장관직을 겸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해석을 넘어, 정치적 의미까지 논의가 확대되고 있는 셈입니다.
성평등가족부의 2027년 예산은 2조 1천억 원이 넘습니다. 장관은 6개 산하기관 인사권과 연구용역 발주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갖는 자리입니다. 과거 지인들에게 일감을 배분했던 운영 방식이 대형 부처 장관직에 그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용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겸직 및 완주 여부를 밝히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다만 과거 청문회에서 징계안을 냈던 상대 의원들이 검증자로 앉아 있는 상황에서, 지인 일감 논란까지 더해지며 인사청문회는 당분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