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음 커지는 AI 거품론
JP모건이 생성형 AI 열풍이 과거 닷컴버블과 유사한 양상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시장에 경고음이 퍼지고 있습니다.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가 공급 과잉으로 이어져 수익성 악화와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핵심이죠. 특히 데이터센터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할 경우, 닷컴버블 당시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 실패 사례처럼 투자금 회수에 실패할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런 우려는 구체적인 숫자로 확인됩니다. UBS는 올해와 내년 AI 분야 투자 금액을 각각 4230억 달러, 5710억 달러로 예상했고,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4개 기업의 올해 지출액만 37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쏟아붓는 투자 규모에 비해 수익화 계획이 불분명하다는 점입니다.
의혹 제기되는 회계 관행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측한 '빅쇼트'의 실제 인물 마이클 버리가 새로운 화두를 던졌습니다. 그는 메타와 오라클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이 감가상각 비용을 축소해 이익을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버리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엔비디아 칩과 서버를 2~3년 주기로 교체하면서도 회계상으로는 장비 수명을 연장해 감가상각비를 과소계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오라클은 2028년까지 이익이 26.9% 과대계상될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왔습니다. CNBC는 이런 주장이 심각한 혐의지만, 기업이 감가상각비를 추산할 때 일정한 재량이 주어지기 때문에 입증이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회계 원칙상 대형 자산의 비용을 몇 년에 걸쳐 처리할 수 있어 기업의 재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부담 커지는 회사채 시장
빅테크 기업들의 공격적인 AI 투자는 회사채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최근 몇 주 동안 기술 기업들의 회사채 스프레드가 0.78%포인트 상승하며 트럼프 관세 발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메타는 570억 달러, 알파벳과 오라클은 각각 250억 달러, 18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올해만 총 3500억 달러 이상을 데이터센터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오라클의 회사채는 특히 큰 타격을 입었는데요. 오라클이 발행한 채권 지수는 9월 중순 이후 약 5% 하락했습니다. 이는 미국 우량 기술기업 채권을 추적하는 지수가 1% 내린 것에 비해 훨씬 큰 낙폭입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오라클이 소수의 AI 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데이터센터 운영사 코어위브는 최근 2주 동안 주가가 20% 넘게 하락하며 AI 투자 열풍의 그림자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복잡해지는 자금 조달 구조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금 조달 방식도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메타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27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는 등 새로운 금융 구조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메타가 직접 차입하는 대신 합작법인이 부채를 떠안는 방식으로, 메타의 재무제표에 장기 부채가 반영되지 않도록 설계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오픈AI는 차입이 어렵고 오라클의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아, 38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 자금을 30개 이상의 금융기관으로부터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으로 조달했습니다. 이는 전례 없는 규모의 거래로, 오픈AI가 오라클에 내는 임대료가 대출 상환 재원으로 사용됩니다. 일론 머스크의 xAI도 테네시주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180억달러를 투자회사를 통해 간접 지원받고 있습니다.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 AI 투자
연준 이사는 대규모 AI 투자가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장기적으로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AI 기술 발전이 노동 시장과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 결정 시 이러한 요인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을 통해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 중에는 이번 조정이 과열을 식히는 건강한 흐름일 수 있다고 진단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AI 관련 부채 사이클이 아직 초기 단계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크레이머는 AI 산업 전반으로 위험이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IPO를 통한 자금 조달과 실질적인 수익 창출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결국 AI 붐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와 함께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입니다. 닷컴버블 당시와 달리 현재 빅테크 기업들의 재무 상태가 양호하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승자독식 구조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