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가 두 배인데도 불안한 반도체주
7월 한 달간 38%나 급락했던 삼성전자 주가가 마지막 날 하루 만에 26% 넘게 폭등했습니다. 아마존이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힌 게 불을 지폈는데요. SK하이닉스도 같은 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반도체 업황이 다시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졌습니다.
사실 이런 반등에도 증권가의 시선은 여전히 복잡합니다. 최근 한 달간 제시된 삼성전자 평균 목표주가는 51만 원대로, 현재 주가의 두 배에 가깝습니다. SK하이닉스 역시 평균 목표가가 337만 원을 넘는데, 이 역시 현재 주가보다 96%나 높은 수준입니다. 주가가 급등했는데도 목표가와의 괴리가 여전히 크다는 건, 시장이 실적에는 환호하면서도 중장기 불확실성은 걷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아마존 발표에 살아난 실적 기대감
이번 반등의 직접적인 계기는 아마존의 2분기 실적 발표였습니다. 아마존은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기존 2,000억 달러에서 2,200억 달러로 10% 상향 조정했는데요. 앤디 재시 CEO는 메모리 가격이 비싸더라도 AI 인프라를 계속 확충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컴퓨팅 수요 부족이 내년까지 이어지고 2028년 수요까지 확인됐다는 언급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주 기반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었습니다.
실적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00% 넘게 폭증한 89조 5,000억 원을 기록했고, 반도체 부문만 89조 2,000억 원을 벌어들이며 영업이익률 70%를 달성했습니다. 증권가는 3분기 영업이익이 1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113조 원에 달할 거란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 5곳과 계약을 마무리하고 추가로 5곳과 협상 중인데, D램과 낸드 생산량의 60~70%를 다년 계약으로 묶어두어 가격 변동성에도 어느 정도 방어벽을 쌓아놓은 상태입니다.
중국발 우려와 갈리는 증권사 시각
반면 조심스러운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BNK투자증권은 메모리 수요 모멘텀이 이미 정점을 지났다고 보며, 기업들의 경쟁적 증설과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상하이 증시 상장 흥행을 부정적 신호로 꼽았습니다. 중국의 메모리 국산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 우려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은 낸드 계약가격 하향과 중국 리스크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낮춘 바 있습니다.
증권사별로 온도 차가 극명합니다. 삼성전자 목표가는 DB증권의 36만 원부터 한국투자증권의 65만 원까지, SK하이닉스는 BNK투자증권의 148만 원과 한국투자증권의 470만 원 사이에서 크게 갈리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미국예탁주식(ADS)은 국내 주가보다 21% 높게 거래되는 등 해외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반면, 국내 증시는 중국발 공급 우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실적과 불안한 시장 심리가 공존하는 가운데, 반도체주의 진짜 반등 여부는 향후 수요와 공급의 교차점에서 판가름 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