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뒤흔든 연쇄 협박
지난 17일 경북 영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기숙사 폭발 협박 신고가 접수되자 학생 12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신고자는 온라인을 통해 119에 '다이너마이트로 기숙사를 폭발시키겠다'는 내용을 보냈는데요, 경찰과 소방당국이 즉시 출동해 정밀 수색을 진행했지만 다행히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건은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학교 폭발물 협박 신고의 최근 사례 중 하나입니다.
같은 날 오전에는 충남 아산의 한 고등학교에서도 동일한 방식의 허위 신고가 접수되어 학생과 교직원 1,2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벤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전국 각지의 학교를 대상으로 한 폭발물 협박이 잇따르면서 교육 현장에 심각한 혼란과 불안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본발 협박과의 연관성 추정
경찰은 이번 연쇄적인 학교 폭발물 협박 사건들이 최근 국내 주요 시설물 관리부처에 발송된 일본발 협박 메일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에는 광주 북구와 남구의 중·고등학교 4곳에 폭발물 설치 의심 신고가 접수된 바 있는데요, 당시에도 모든 신고가 허위로 판명되었습니다.
현재 수사 당국은 국제 공조 수사까지 고려하면서 일본에서 발생한 유사 사례와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천에서는 지난 16일까지 나흘 연속 같은 고등학교에 폭발물 설치 협박 글이 접수되어 더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해당 협박 글에는 '수사력 체크', '실제 테러 예고', 'CCTV 회피' 등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어 경찰의 대응이 긴박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익명성 악용한 수사 회피 전술
가장 심각한 문제는 범인들이 온라인 공간의 익명성을 적극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천 대인고등학교에 연일 협박 글을 올린 범인은 최근 온라인상에서 '나 절대 못 잡죠. VPN 5번 우회하니까 아무것도 못하죠'라는 글을 게시하며 경찰을 공개적으로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VPN 등 디지털 우회 기술을 활용한 범죄 수법은 전통적인 수사 방식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119안전신고센터의 구조적 문제점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센터는 장애인이나 외국인을 위한 신고 서비스로 이름과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신고가 가능한데요, 본인 인증 절차가 없어 누구나 타인의 번호를 도용해 허위 신고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실제로 아산과 영주에서 발생한 허위 신고 사건에서는 학생들의 명의가 도용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교육 현장에 미치는 파장과 대응
수능을 한 달여 앞둔 시기에 잇따른 학교 폭발물 협박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극심한 심리적 불안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심리 상담 제공과 안전 교육 강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경찰도 각 지역에 전담 대응팀을 구성해 형사, 사이버 수사관, 여성청소년 수사관 등이 협력하며 온·오프라인 수사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쇄 협박 사건들은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고 불필요한 공포를 조성하는 중범죄에 해당합니다. 허위 폭발물 신고는 공포 전파 범죄로 분류되어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경찰은 신고자의 IP 추적과 VPN 우회 경로 분석 등을 통해 신원 특정에 주력하고 있으며, 해외 공조 수사까지 확대하는 등 총력 대응을 펼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