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가르쳤더니 '좌파 교사'... 위축된 시민교육 현장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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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 전 수정 · 2026년 7월 10일 오전 7:20

발행: 2026년 7월 10일 오전 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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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노조 조사에서 교사 84%가 민원과 고소 위협으로 수업을 축소했고, 국민 82%는 시민교육이 필요하지만 64%는 교사 편향을 우려하는 딜레마를 보였습니다. 배재고 사태를 계기로 교육권 보장과 정치권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교과서대로 가르쳤는데 '좌파 교사'... 위축된 학교 현장

5·18 민주화운동을 교과서대로 설명했더니 학생이 "쌤, 좌파세요?"라고 묻고, 일제강점기나 3·1운동을 다루면 '공산당 교육'이라는 민원이 날아옵니다. 교사노동조합연맹 조사 결과, 교사 10명 중 8명 이상이 이런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우려해 수업을 축소하거나 아예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실제로 교사 5명 중 1명은 정상적인 교육 활동 중에도 민원을 당했고, 10명 중 1명 가까이는 고소 위협까지 받았습니다.

문제는 학생들의 태도에서도 드러납니다. 최근 1년간 교사의 89%가 학생들의 혐오·차별·역사 왜곡 표현을 목격했다고 하는데요. 배재고등학교 야구부의 5·18 조롱 구호처럼 정치인이나 역사인물의 비극을 조롱하는 경우가 특히 흔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들은 마음 놓고 생활지도나 역사 수업을 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시민교육 필요한데, 교사 편향은 걱정... 국민 인식의 딜레마

당연히 국민들은 학교의 시민교육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교사노조가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 이상이 학교에서 현실 정치와 사회 문제를 다루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66%는 이런 교육이 학교에서 이루져야 한다고 봤습니다. 동시에 10명 중 6명은 현재 학교 시민교육 수준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는데, 이는 사회적 기대와 교육 현장의 간극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교사의 정치적 편향성을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63.6%가 교사의 왜곡된 시각 주입을 걱정한다고 답했고, 정치적 민감 주제로 인한 학교 내 갈등도 우려했습니다. 이런 딜레마 속에서 교사들은 교과서 내용만 읽는 자기검열을 하게 되고, 학생들의 혐오 표현을 지도하는 것조차 정치 편향으로 낙인찍힐까 봐 주저하게 됩니다.

혐오를 포용으로 넘어서려면... 교육권 보장과 정치권 책임

물론 희망적인 사례도 있습니다. 배재고 야구부의 잘못된 응원 이후 광주제일고등학교는 근조화환 시위 속에서도 포용과 화해를 선택했고, 5·18 단체들도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이번 사례는 혐오를 배제가 아닌 포용으로 극복하고 교육적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실천입니다.

다만 구조적인 문제를 넘어서려면 교사의 교육권 보장이 먼저입니다.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은 반혐오 교육협약 체결과 교사의 정치적 기본권 보장을 제안했는데, 이는 왜곡된 민원으로부터 교육 현장을 지키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반대로 정치권의 책임도 큽니다. 국민의힘은 당헌에 5·18 정신 계승을 명시하면서도 헌법 전문 수록 개헌안에는 표결에 불참하는 등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정치인들의 언행을 보고 혐오와 조롱이 정당한 정치 행위인 것처럼 인식합니다. 결국 교사가 안심하고 가르칠 수 있는 환경과 정치권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함께 마련될 때, 학교는 혐오를 넘어서는 진짜 시민교육의 장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