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화된 범죄의 새로운 양상
최근 경찰 수사망을 피해 캄보디아에서 활동하던 로맨스 스캠 조직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사기 사건을 넘어 조직폭력과 국제 범죄 네트워크가 결합된 새로운 유형의 범죄라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30대 강 씨 부부를 중심으로 한 조직은 120억 원대의 거액을 사기쳐냈으며, 이들의 배후에는 IT 기술에 능숙한 MZ 세대 조폭들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국내 조폭과 해외 범죄 조직의 결탁
이들은 과거 국내에서 온라인 피싱 사기에 주로 관여하던 세력입니다. 하지만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강화되자 활동 거점을 동남아시아로 옮겼고, 현지 범죄 조직과 손을 잡으며 활동 영역을 확장해왔습니다. MZ 조폭들은 캄보디아 사기단에서 자금 세탁과 대포 통장 확보, 인력 이동 조정 등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이 가상화폐를 활용해 자금을 세탁하고, 고수익 알바를 미끼로 젊은이들을 유인해 감금하는 등 조직적인 범죄 방식을 채택했다는 겁니다. 건국대 이웅혁 교수는 "젊은 세대 조폭들의 지능화와 정교화가 두드러진다"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도피와 석방을 둘러싼 의혹들
강 씨 부부의 사건에서는 해외 도피 과정에서 여러 의문점들이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11월, 강 씨는 캄보디아 주재 한국 대사관을 방문했지만 체포되지 않았습니다. 대사관 측은 수사권과 체포 권한이 없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3개월이 지나서야 현지 경찰에 체포 요청이 이루어졌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체포된 후의 일입니다. 강 씨 부부는 캄보디아에서 성형수술까지 받으며 도주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술을 받은 병원은 캄보디아 경찰 정보국 고위 간부의 아내가 운영하는 곳이었고, 이들은 뇌물을 제공하고 석방된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제 공조 강화의 필요성
경찰은 현재 강 씨 부부 사건에 연루된 조직폭력배 20여 명을 검거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총책 A씨를 비롯한 주요 인물들은 여전히 캄보디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A씨는 과거 국내 조직폭력배 경력이 있으며, 중국인 투자금을 받아 1년 넘게 사기 조직을 운영해왔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 공조협의체를 통한 스캠 단지 정보 공유 강화가 절실히 필요해 보입니다. 동남아 국가들과의 협력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지 않으면, 이들 범죄 조직은 수사망을 피해 계속해서 활동 거점을 옮겨다닐 가능성이 큽니다. 해외 도피사범이 매년 증가하는 만큼, 대사관의 대응 매뉴얼 마련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