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이 먼저 반응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사건은 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내비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즉각적인 충격파를 일으켰습니다. 아시아 증시는 이 충격을 먼저 받아냈는데요, 일본 닛케이지수는 1.35% 하락했고, 홍콩 항셍지수도 2.14% 떨어졌습니다. 유럽과 미국의 주가지수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죠. 투자자들은 안전을 찾아 위험 자산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고, 그 돈은 달러와 금으로 흘러들었습니다. 이른바 ‘리스크 오프’ 현상이 본격화된 겁니다. 이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1470원을 돌파하며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국제 금값도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습니다.
에너지 대동맥이 위협받고 있다
금융시장의 혼란보다 더 실질적인 위협은 에너지 공급망에 닥쳤습니다. 이란이 보복으로 위협한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20% 이상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한국의 경우 원유 수입의 90% 이상, LNG의 20% 이상이 이 해협을 거쳐옵니다. 이 해협이 봉쇄되거나 통항이 위협받으면 에너지 수급에 직접적인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죠. 이 우려는 이미 현실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덴마크의 머스크를 비롯한 세계적인 해운사들은 호르무즈 해협 운항을 중단하거나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우회 항로로 전환했습니다. 이는 운송 기간과 비용을 급격히 늘리는 요인입니다. 이런 공급 차질 우려에 국제 유가는 뛰어올랐는데, 브렌트유는 한때 13% 급등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국민 안전과 경제 방어에 총력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국내에서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비상 대응 체계가 가동됐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틀 연속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모든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라” 고 지시했습니다. 가장 우선적인 과제는 중동 지역에 체류 중인 국민들의 안전이었죠. 항공편 운항 차질로 현지에 발이 묶인 국민들에 대한 안전 확인과 귀국 지원 절차를 철저히 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에너지 수급 측면에서는 한국가스공사가 비상 점검회의를 열고 재고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가스공사는 현재 비축 의무량을 넘는 충분한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단기적인 위기는 넘길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정부와의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같은 극단적 상황을 상정한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