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의 긴축과 정부의 확장 재정, 충돌하는 정책 방향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25bp 올리며 통화 긴축 기조에 본격 진입했습니다. 2026년 7월 16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한 이번 인상의 배경에는 국제유가 상승, 전기요금 개편 가능성, 그리고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주요 업종을 중심으로 한 임금 상승 압력이 있습니다. 신현송 총재는 이례적인 물가 상황을 잡기 위해 추가 인상 의지를 명확히 했고,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3.00%, 내년 1분기 말에는 3.25%까지 금리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34% 오르는 등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안정화 필요성도 인상을 뒷받침했습니다. 결국 한은은 물가와 환율, 가계부채라는 세 가지 불안을 동시에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겁니다.
야당이 지적하는 '엇박자 재정'
그러나 정책 방향을 둘러싼 논란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7월 19일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한은의 긴축 기조와 정반대로 움직이는 정부의 재정 운용을 '엇박자 재정 폭주'라고 비판했습니다. 정부는 4월에 26조 원 규모 추경을 통과시킨 데 이어 다시 추가 추경 가능성을 시사했고, 내년도 예산은 올해 대비 최소 10% 이상 늘어난 800조 원 플러스 알파 규모로 편성할 방침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야당 입장에서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 세수를 국가채무 상환에 우선 투입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를 추가 세수로 포장해 시중에 풀려는 것은 재정 건전성을 훼손하는 포퓰리즘이라는 겁니다. 한은이 브레이크를 밟는 동안 정부가 액셀을 밟는 형국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서민 이자 부담과 고물가의 악순환
가장 직접적인 피해는 가계로 돌아올 전망입니다. 25bp 인상 시 주담대 차주 1인당 이자가 월평균 30만 원 늘어나고, 가계 전체 이자 부담은 3조 3,000억 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여기에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 연체율 상승과 중소기업 금융 부담 가중이라는 K자형 양극화 심화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물가 안정과 재정 건전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과제가 어느 때보다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한은과 정부가 같은 방향을 향해 걷지 않는다면, 고물가 장기화와 서민 이자 부담 가중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