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습과 보복의 연쇄 작용
중동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이 순식간에 고조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31일, 미국은 이란 중부 이스파한의 탄약고를 정밀타격용 벙커버스터 폭탄으로 공습했습니다. 이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SNS를 통해 영상을 직접 공개하며 확인됐는데요. 이에 맞서 이란은 몇 시간 만에 보복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주둔한 미 해병대 집결지를 드론으로 타격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른 시간 내에 벌어진 이 공방은 단순한 국지적 충돌을 넘어 전면적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는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도 같은 날 테헤란 중심부에 대한 대규모 미사일 공습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공격으로 인해 테헤란 일대에 정전 사태가 발생하는 등 혼란이 가중됐죠. 이에 그치지 않고 이스라엘은 북부 국경에서도 공세를 강화했습니다. 레바논 헤즈볼라와의 교전이 격화되면서 유엔 평화유지군과 이스라엘군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대한 지상군 투입과 완충 지대 조성을 예고하며 위기를 한층 깊게 만들었습니다.
이란이 내건 '저항의 축'과 장기전 시나리오
이런 격변의 배경에는 이란이 공식화한 새로운 전략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바로 이른바 '장기 소모전' 선언입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같은 31일 성명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장기적인 소모전을 상정하고, 중동 지역의 반미·반이스라엘 무장조직 연대인 '저항의 축'과의 공조를 전면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략의 핵심 목표는 상대방의 군사적 전력을 서서히 소진시키는 데 있습니다.
'저항의 축'에는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팔레스타인 하마스,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 등이 포함됩니다. 이란군은 이들 단체와의 합동 작전을 통해 전선을 다각화하고, 적의 대응 능력을 분산시켜 궁극적으로 전략적 우위를 점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특히 이란은 자국의 공격 전술 변화와 신형 미사일 체계 운용이 전장의 질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하며, 공세적 입장을 분명히 했죠. 이는 단순한 방어나 지역 분쟁 차원을 넘어, 이슬람 공동체의 종교적·정치적 목표와 연계된 포괄적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자 하는 의도로 읽힙니다.
확전 위험과 불안한 주변국들
현재의 갈등은 이미 당사자들을 넘어 주변국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란은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민간 주택이 파손되고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요르단에서는 공습 경보 사이렌이 울리는 등 인근 국가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죠.
국제사회의 가장 큰 우려는 이 갈등이 통제 불능의 지역 대전으로 번지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침공 가능성은 중동에 또 하나의 전쟁 불씨를 던지는 것이고, 이란이 주도하는 '저항의 축'의 다각적 공세는 미국의 추가 군사 개입을 부를 수 있습니다. 양측 모두 퇴각할 명분이나 여지를 스스로 줄여가면서 대치를 고착시키고 있는 모습입니다. 군사적 충돌이 계속되면 인명 피해는 물론, 세계 경제의 동맥이라 할 수 있는 중동의 해상 운송로와 에너지 공급망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얽혀 있는 만큼, 한 번의 공격이 예상치 못한 연쇄 보복과 확전으로 이어질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