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종결 뒤 숨진 채 발견된 실종자들
제주에서 실종 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경찰관의 혐의가 결국 검찰 수사로 넘어갑니다.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경장은 30대 여성 장모 씨와 60대 A 씨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실제로는 연락을 취하지 않았음에도 연락이 닿은 것처럼 처리해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각각 지난 8월 22일과 24일 숨진 채 발견되었는데, 허위 종결이라는 인위적인 처리가 실종자 수색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최대 관심사입니다.
경찰은 부 경장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처리한 실종 사건 298건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시스템에 입력되지 않거나 임의로 삭제된 63건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데, 추가적인 허위 종결 여부가 확인될 경우 파장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까지는 부 경장 외에 법적으로 입건할 만한 추가 공범이나 관련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자살 추정"에서 "사인 불명"으로 바뀐 수사
장모 씨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경찰의 초기 판단이 번복된 점도 논란이 되었습니다. 발견 당시 경찰은 현장 흔적과 시신 자세 등을 근거로 목맴사에 의한 자살을 추정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시신이 심하게 부패해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공식적으로는 사인 불명으로 선회했습니다.
물론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수사 초기에 성급하게 자살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부 경장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적용 여부 역시 장 씨의 정확한 사망 시점에 따라 갈리게 될 전망입니다. 만약 실종 신고가 접수된 5월 15일 당시 장 씨가 생존해 있었다면 허위 종결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따져볼 수 있지만, 이미 사망한 뒤 신고가 들어온 경우라면 형사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괴담과 다른 현실, 경찰 체계 개선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주를 둘러싼 각종 괴담이 확산되면서 지역 사회에 불안감이 커지기도 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실종의 섬'이나 '인신매매단' 등의 가짜뉴스가 떠돌았지만, 실제 통계는 다른 얘기를 합니다. 제주의 범죄 발생비가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는 것은 연간 1,30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으로 인한 생활인구 특성 때문이며, 살인이나 강도 같은 4대 강력범죄는 매우 드물다고 합니다.
경찰은 이번 사태를 뼈저리게 반성하며 수사 체계를 전면적으로 손보기로 했습니다. 실종 사건 종결 시 반드시 대면 확인을 거치도록 하고, 관리자 이중 확인 장치를 도입했습니다. 또한 비대면 종결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최근 3년간 종결된 전국 실종 사건 31만 건 가운데 비대면으로 마무리된 1만 5,100여 건을 전수 점검하고 있습니다.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1인 근무 체제를 복수 근무 체제로 바꾸고, 성인 실종에 대한 강제수사 법적 근거 마련도 추진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