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억 달러 대미투자, 이달 말 첫 송금 시작된다
정부가 총 2천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에 이달 말 첫 삽을 뜹니다. 오는 29일에서 30일 사이에 22억 달러(약 2조 9600억 원)를 먼저 송금할 계획인데요. 이는 지난해 양국 간에 합의된 투자 펀드의 본격적인 집행 신호탄입니다.
투자 재원은 한국은행과 외국환평형기금이 보유한 외환 자산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마련하고, 부족한 부분은 정부 보증 채권 발행과 해외 금융기관 차입으로 충당할 예정입니다. 미국 측은 한국의 투자가 지연되고 있다는 우려를 계속 표명해 왔고, 이번 송금은 그런 상황 속에서 나온 조치입니다.
원전·에너지 중심으로 투자처 좁혀져
정부는 투자를 원전과 에너지 인프라에 집중하기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총 1,2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 프로젝트가 핵심인데요. 이 중 2기는 한국형 원자로인 APR1400로 짓고, 나머지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에 한국산 기자재를 공급하는 방안이 잠정 합의됐습니다.
또한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에 220억 달러를 투입해 안정적인 전기료 수입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여기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까지 논의되고 있어 총 투자 규모는 2,093억 달러로 예상됩니다. 특히 정부는 웨스팅하우스의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 일부를 인수하며 양국 간 원전 동맹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오랜 지식재산권 분쟁을 해소하고 한국 원전의 미 본토 진출을 앞당긴다는 기대가 나옵니다.
산적한 현안 풀 열쇠, 경제성 검토도 병행해야
이번 대미투자는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꼬여 있던 여러 통상·안보 현안을 풀 지렛대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이 요구해온 반도체 고율 관세나 15% 관세 상한선 준수 문제 등이 남아있고, 호르무즈해협 파병이나 핵추진잠수함 도입, 전시작전권 회수 등 안보 현안도 산적해 있습니다.
물론 모든 투자가 다 성공적인 것은 아닙니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글로벌 석유 메이저조차 손을 뗀 고위험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우려가 커집니다.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한 철저한 경제성 검토와 원금 회수 안전장치 마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부와 기업이 한 몸처럼 움직여 실질적인 국익을 지키는 방향으로 협상력을 발휘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