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 위기의 홈플러스, 자금줄 싸움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며 긴급운영자금대출을 확보하려던 과정에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채권단 대표 메리츠금융그룹이 팽팽하게 맞붙었습니다. 양측의 대립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자금 조달에 실패한 홈플러스는 결국 청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데요. 이대로 가면 법원이 회생절차 연장 대신 파산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1,000억 원을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하겠다고 밝혔지만, 나머지 1,000억 원은 MBK파트너스가 직접 조달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여기에 MBK의 연대보증과 김병주 회장의 개인 일반보증까지 조건으로 내걸었는데요. 메리츠 측은 김 회장의 추정 자산이 약 13조 7,700억 원에 달한다며 추가 지원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MBK파트너스는 이미 2조 5,000억 원의 투자금을 전액 손실 처리하고 정상화를 위해 4,000억 원가량을 지원했다고 맞받아쳤습니다. 더 이상 끌어올릴 자금이 없다는 입장이며, 메리츠가 대형 금융그룹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갈등 속에 깊어지는 경영난
양측의 공방이 계속되는 사이 홈플러스 매장과 직원들의 상황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납품 대금 부족으로 진열대를 채우던 PB 상품마저 품귀 현상을 빚고 있으며, 직원 임금 체불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4월 임금은 25%만 지급되었고 5월 급여는 아직 미지급 상태인데요. 6월 임금 지급 여부조차 불투명해 내부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1만 8,000명이던 직원은 구조조정으로 1만 명 수준으로 줄었지만, 만약 청산이 현실화된다면 대규모 실직과 중소 협력업체의 연쇄 도산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홈플러스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PB 상품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펼쳤으나, 근본적인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확산되는 MBK 책임론과 임박한 제재
홈플러스 사태는 단순한 기업 회생 실패를 넘어 사모펀드의 책임 경영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메리츠금융은 MBK가 막대한 운용자산과 개인 자산을 보유하고도 실제 현금 투입보다는 보증 위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러한 논란은 사모펀드의 단기 수익 추구 방식이 기업의 장기 성장을 해친다는 구조적 비판으로 이어졌죠.
여기에 금융감독원의 제재 칼날도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금감원은 홈플러스 투자 과정에서 RCPS 상환권 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해 국민연금 등 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한 혐의로 MBK파트너스에 대해 중징계안을 사전 통보한 상태입니다. 이르면 다음 달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직무정지를 포함한 최종 결론이 내려질 전망인데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겪는 노조까지 나서서 MBK를 약탈적 사모펀드로 규정하고 연대 투쟁에 나서는 등 비판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홈플러스의 자금난이 해소되지 않고 제재까지 더해진다면, MBK파트너스는 국내 사모펀드 업계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