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의 주택 격차
지난해 우리나라 주택 자산 양극화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달았습니다. 상위 10% 가구의 평균 주택 자산가액이 13억 4천만 원으로 상승한 반면, 하위 10% 가구는 3천만 원으로 하락하면서 그 격차가 무려 44.7배에 달했습니다.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하위 10%의 집값이 하락한 상황에서 고가주택은 오히려 상승세를 이어가며 빈부격차가 더욱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상위 10% 가구는 평균 2.3채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하위 10% 가구(0.97채)의 두 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주택 면적에서도 상위 10%가 하위 10%보다 약 1.8배나 넓어, 주택의 양과 질 모든 측면에서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체 주택 소유 가구 비중은 56.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는 오히려 불평등의 심화를 드러내는 지표가 되고 있습니다.
세대별 주택 소유율도 극명한 대비
2030 세대의 주택 소유율이 3년 연속 감소하는 동안 50대 이상 고연령층의 소유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30세 미만의 주택 소유율은 8.6%나 급감한 반면, 80세 이상은 10.3% 증가하는 기현상을 보였습니다. 70대의 주택 소유율이 71.0%로 가장 높았고, 30대는 36.0%, 20대 이하는 9.4%에 그치며 세대 간 주택 보유 불평등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높은 집값과 인구구조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청년 및 중년층 인구가 감소하고 고용이 불안정한 가운데, 주택 구매 여력이 부족한 연령층의 소유가 줄어들고 있는 거죠. 지난해 81만 8천 명의 무주택자가 유주택자가 되었지만, 동시에 36만 5천 명의 유주택자가 무주택자로 전환되면서 주택 시장의 취약성도 동시에 드러내고 있습니다.
서울은 더 심각한 주택 사각지대
서울 거주 가구의 절반 이상이 무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의 주택 소유율은 48.1%로 전국 평균(56.9%)보다 8%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입니다. 울산, 전남, 경남 등 주택 소유율이 60%를 넘는 지역과 비교하면 그 격차가 더욱 두드러집니다. 전국적으로 주택 소유율이 상승하는 추세인데도 서울은 오히려 0.2%포인트 감소하면서 수도권 주택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역별로는 울산, 전북, 대구 등에서 관내 소유자 비중이 높은 반면, 세종, 충남, 인천 등은 외지인의 소유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이는 해당 지역의 주택 시장에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주택 시장이 지역 간에도 불균형하게 발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양극화 흐름
국가데이터처는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고가주택의 상승세와 저가주택의 정체 또는 하락이 맞물리면서 주택 자산 격차는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갭 투자를 전면 금지하는 강력한 집값 안정 대책을 발표한 상태지만, 그 효과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주택 양극화가 경제적 불평등을 넘어 세대 간 갈등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주택을 단순히 주거 수단이 아닌 자산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주택 없는 세대의 불안감은 사회 전체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렀습니다.